예정에 없던 만찬 후 9시50분 귀환

金, 진전된 비핵화案 제안 가능성

특사단, 文 대통령에게 심야 보고

3차 정상회담ㆍ연락사무소 등 논의한 듯

정의용, 곧 방미 트럼프에 北입장 설명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제공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특사로 하는 대북 특별사절대표단이 5일 평양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 남북 경제협력 진전 방안, 북미 비핵화 협상 중재안을 놓고 집중적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 방북 결과를 토대로 한미ㆍ북미 간 후속 협의가 이어진다면 한반도 비핵화ㆍ평화 정착 협상이 새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대북 특사단은 이날 오전 7시 40분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2호기 편으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출발, 서해직항로를 거쳐 오전 9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특사단은 평양 도착 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과 환담을 한 뒤 오전 10시 22분 면담 장소로 이동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늦게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의견을 나눴고, 만찬을 하고 돌아올 예정”이라고 전했다. 만찬 참석자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만찬을 주재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위원장 면담에 이어 만찬까지 성사됐다면, 특사단 면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진전된 안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사단이 김 위원장을 만났고 예정에 없던 만찬을 한 것을 보면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사단은 만찬 후 오후 8시 40분 평양을 출발, 오후 9시 50분 서울공항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당일치기’ 방북을 끝냈다. 이어 특사단은 심야에 청와대를 방문해 문 대통령에게 방북 결과를 보고했다.

특사단은 김 위원장 면담 과정에선 9월 18~20일 2박 3일 일정의 3차 정상회담 평양 개최, 9월 10일 전후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방안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통일경제특구 설치 등 남북 경제협력 진전 방안도 협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특사로 하는 대북특별사절대표단이 5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당일치기 방북길에 오르기 전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특히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 정착 달성 방안’을 두고 집중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핵시설ㆍ물질 신고 목록 제공과 6ㆍ25전쟁 종전선언을 주고 받는 게 북미 협상 과정에서 핵심 의제였다. 청와대는 비핵화 협상 초입 단계에서 종전선언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북미 양측을 설득해왔다. 앞서 정 실장은 4일 “지금은 한반도 평화 정착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한반도 평화는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과 북미 비핵화 협상을 함께 진전시키겠다는 게 문 대통령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4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대북 특사단 방북 결정 배경을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방북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정의용 실장이 김 위원장 면담 결과를 갖고 곧 미국을 방문, 트럼프 대통령 등에게 북측 입장을 설명하며 북미 비핵화 협상 중재에 나설 전망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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