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조계사에서 조계종 주최로 열린 ‘참회와 성찰, 종단 안정을 위한 교권수호결의대회’에서 총무원장 직무대행 진우 스님 등 승려들과 신도들이 기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 등록이 6일 마감된다. 종단 내 갈등의 중심이었던 설정 전 총무원장의 사퇴에 따른 선거지만 새 총무원장이 선출돼도 내홍의 불씨는 쉬 꺼지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까지 후보 접수를 한 스님은 혜총ㆍ원행ㆍ정우 스님 셋이다. 세 스님 다 후보 등록이 시작된 4일 서류를 제출했다. 애초 10여명이 후보 등록을 할 것이라는 소문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불교계에서는 조계종 원로의원인 일면 스님, 포교원장을 지낸 지원 스님 등 1~3명이 추가로 후보 등록을 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세 후보는 추첨을 통해 혜총 스님이 1번, 원행 스님이 2번, 정우 스님이 3번을 후보 기호로 배정받았다.

현 부산 감로사 주지인 혜총 스님은 조계종 포교원장과 해인승가대학 총동문회 회장을 역임했다. 제34대, 35대 총무원장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다. 현 중앙종회 의장인 원행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 총장과 금산사 주지, 본사주지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현 구룡사 회주인 정우 스님은 지난해 제35대 총무원장 집행부에서 총무부장을 지냈다. 통도사 주지, 제9~12대 중앙종회의원, 군종특별교구장 등도 역임했다. 총무원장 선거는 11일 후보 자격 심사 후 28일에 진행된다. 후보들은 자격 심사가 끝나면 27일까지 16일간 공식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은처자 의혹 등에 휘말렸던 설정 스님이 퇴임하고 선거 국면을 맞았지만 종단 안팎의 대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중앙종회 해산과 총무원장 직선제를 주장하는 개혁 세력은 총무원장 선거 형태인 간선제가 대다수 스님의 의사를 대변하지 못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36대 총무원장을 선출할 선거인단은 24개 교구 본사에서 선출한 240명과 중앙종회 의원 78명을 합해 총 318명으로 구성된다.

조계종 적폐청산을 요구하는 불교개혁행동은 “선거인단 대부분이 자승 전 총무원장의 영향력 하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총무원장 선거에 정치적 영향을 끼칠까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11일 후보 자격 심사에 맞춰 별도로 조사한 후보자 검증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개혁 세력은 설정 전 총무원장도 자승 전 총무원장의 지원 사격으로 당선됐다고 주장한다. 조계종 중앙종회, 본사주지협의회 등 주류 세력은 종단 안정을 위해 총무원장을 기존 방식대로 조기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에서는 이번 총무원장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도덕성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불교계의 한 원로스님은 “허물없는 총무원장을 뽑자는 의지가 종단 내에 강한 만큼 여느 때보다 혹독한 (후보)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17대 중앙종회의원 선거도 총무원장 선거와 시기가 맞물려 변수가 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다음달 11일 중앙종회의원 투표를 실시한다. 총무원장 선거 직전인 17~19일 의원 후보 등록이 진행돼 의원들이 총무원장 선거운동에 적극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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