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호 대구고 야구감독
올해 메이저 3회 결승, 2회 우승
봉황 품고 고교 최강팀 자리매김
1, 2학년 전력 충분, 내년도 기대
[손경호 2] 제46회 봉황대기에서 우승한 손경호 대구고 감독. 배우한 기자

5일 오전 10시. 전날 밤 막을 내린 제46회 봉황대기 우승의 감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구고 야구부 학생들을 태운 버스는 경북 포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협회장기 서울고와의 예선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손경호 대구고 감독은 “우승한 후 새벽 4시에 대구에 도착했다”면서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을 텐데 미안하다”고 말했다.

2008년과 2010년에 이어 8년 만에 ‘초록봉황’을 품에 안은 대구고는 지난 2015년 손경호 감독을 영입한 이후 올해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황금사자기 준우승, 대통령배 우승에 이어 봉황대기까지 우승하면서 ‘최강 고교야구팀’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12경기 연속 승리를 하며 ‘패배를 잊은 팀’이란 소리도 듣는다.

대구고는 2003년 박석민(NC)을 앞세워 창단 첫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대통령배)했고, 2008년에는 에이스 정인욱(삼성)과 내야수 정주현(LG)의 활약을 바탕으로 봉황기와 청룡기를 동시에 석권했다. 손 감독은 “올해처럼 4대 메이저 대회에서 3회나 결승에 진출해 2번 우승한 적은 1976년 창단 이래 처음”이라며 “힘든 훈련과 일정에도 불구하고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이 고맙고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대구고를 두고 ‘고교 야구의 두산 베어스’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손 감독은 “사실 최근 팀 전력과 분위기로 봤을 땐 어느 팀을 만나든 절대 지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선수들에게도 언제 어디서 누구와 경기를 하든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한다”고 몸을 낮췄다.

올해 초만 해도 대구고는 우승권 전력이 아니었다는 분석에 대해 손 감독은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올 초 동계훈련을 전후해 당시 ‘최정상급’으로 평가 받은 경남고ㆍ광주일고와의 연습경기에서 콜드승을 거두거나 우세한 경기 결과를 냈다. 손 감독은 “시즌 초부터 최소 한 번은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올해 11월 전국 체전 우승을 목표로 했는데, 벌써 2번이나 우승했다”면서 웃었다.

막강 대구고에도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상대를 제압할 ‘파이어볼러’가 없다는 점. 팀 에이스 김주섭(3년)과 봉황기 결승전의 히어로 이승민(2년), 백현수(3년) 등은 안정된 제구력을 갖췄지만, 구속은 140㎞ 안팎의 ‘컨트롤러’에 가깝다. 그래서 속구 투수 자질을 갖춘 2학년 한연욱(188㎝)이나 서명현(189㎝)에 거는 기대가 크다.

손 감독은 계명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89년 빙그레(현 한화)에 지명을 받아 2군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리에 ‘피로 골절’ 진단을 받고 2년여 만에 야구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 이후 영남대ㆍ경북고 코치, 경상중 감독(1999년)을 거쳐 2015년 대구고 감독으로 부임했다. 현재 KBO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손승락(롯데), 배영수(한화), 김강민(SK) 김윤동(KIA)이 모두 손 감독이 키워낸 선수들이다.

올해 말 대구고는 김주섭 등 팀 내 주축 선수들인 3학년이 대거 졸업한다. 손 감독은 그러나 내년 대구고 전력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2학년들의 실력이 3학년 못지않은데다 올해 입학한 1학년 중에서도 ‘즉시 전력감’이 3~4명이나 있다는 것이다. 손 감독은 “올해 두 차례 우승 경험은 1,2학년생들에게 큰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매해 매 대회 4강에 들면서 조금씩 저력을 쌓아 가겠다”라고 다짐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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