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징용·특허소송 재판개입 관련 영장
법원, 단 1건만 발부하고 장소도 제한해

박근혜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을 뒷받침하는 진술과 물증이 속속 드러나고 있음에도, 법원이 계속 압수수색영장을 기각하며 ‘철벽 방어’를 풀지 않고 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및 박근혜 전 대통령 측근의 특허소송에 대한 불법개입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곽모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 ▦일본기업 측 관여 변호사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특허소송 관련 대법원 재판연구관실, ▦전 법원행정처 국제심의관실 판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허경호 서울중앙비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단 1건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그것도 검찰이 확보해 영장 소명자료로 이미 법원에 제출한 특허소송 관련 문건에 대한 영장이었다. 압수수색 범위도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현재 변호사 사무실로 제한됐다. 수석재판연구관 근무 당시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한 영장은 기각됐다.

검찰은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검찰이 확보한 자료 외에는 압수수색하지 말라는 것은 영장을 발부하지 않는 것과 같다”며 “압수수색 범위를 비합리적으로 제한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안팎에선 이미 충분한 범죄 정황이 드러난 상황에서 압수수색 영장이 지속적으로 기각되는 것은 사실상 수사방해에 해당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강제징용 재판 개입 의혹은 복수의 대법관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주재한 공관회의에 직접 참여해 재판에 대해 보고하고, 외교부에 의견서 제출을 직접 압박한 정황까지 드러난 상황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소송확정을 막아야 한다”고 지시하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일본기업 측 대리인과 소송절차를 협의했다는 진술과 물증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 와서 어떻게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