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만에 강력한 세력 동반한 태풍 상륙
와카야마현 최대 풍속 초속 60m
신칸센 등 열차 운행도 대거 중단
일본 기상청 “최고 500㎜ 비 올 듯”
일본 서부 지방에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 태풍 제비가 상륙한 4일 오사카부 이즈미사노시에 연결된 인공섬에 있는 간사이국제공항의 활주로와 주차장, 사무용 건물 등이 침수돼 공항 전체가 폐쇄됐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일본 열도가 4일 제21호 태풍 ‘제비’의 상륙으로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이날 도쿠시마(德島)현 남부에 상륙한 태풍으로 시코쿠(四國), 긴키(近畿), 호쿠리쿠(北陸) 등 광범위한 지역이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하천 범람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간사이(關西)공항이 물에 잠겨 폐쇄됐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제비는 이날 정오 도쿠시마현 남부에 상륙했고 시코쿠와 긴키 지방을 거쳐 일본 내륙을 시간당 50㎞ 이상의 속도로 지나 오후 6시쯤 동해 쪽으로 빠져나갔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50h㎩(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45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60m다. 중심으로부터 남동쪽 190㎞, 서북쪽 90㎞ 이내 지역에선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이 불었다.

와카야마(和歌山)현 와카야마시에선 오후 1시20분쯤 57.4m의 최대 순간풍속을 기록했고, 간사이공항에서도 오후 1시30분쯤 52.5m의 최대 순간풍속이 관측됐다. 기상청은 폭풍과 토사 붕괴, 하천 범람 등의 피해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태풍이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본토에 상륙한 것은 1993년 제13호 태풍 ‘얀시’ 이후 25년 만이다.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본토에 상륙한 4일 폭우로 인해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하천 수위가 높아진 모습. 효고현=로이터 연합뉴스

이날 오후 7시 현재 태풍으로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후지TV 계열 FNN이 보도했다. 각종 사고로 부상자도 100명을 넘었다. 도쿠시마현 아난(阿南)시와 도쿠시마시의 국도에서는 트럭이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가 4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교토(京都)부 JR 교토역은 유리창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

오사카(大阪)의 관문인 간사이공항은 이날 폭우의 영향으로 활주로와 주차장, 사무용 건물 등이 침수되며 공항 전체가 폐쇄됐다. 간사이공항은 오사카 남부 해상의 인공섬에 건설된 공항이라 침수에 취약했다. 공항과 육지를 잇는 다리 주변에 정박해있던 유조선이 강풍으로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에 부딪히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당시 유조선에 11명의 승조원이 타고 있었지만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공항과 육지를 연결하는 유일한 통로인 다리가 통행정지 상태가 되면서 관광객 등 3,000여명이 고립됐다.

4일 간사이공항과 육지를 잇는 다리 주변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이 강풍으로 다리와 충돌해 공항과 육지 사이를 끊어놓았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오후 3시까지 교토시에서는 100㎜, 오츠(大津)시와 시가(滋賀)현 다카시마(高島)시에서도 각각 90㎜ 등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오후 3시30분 즉시 피난할 것을 명령하는 ‘피난 지시’가 교토부 마이즈루(舞鶴)시 등 28개 지역에 내려졌다. 태풍에 따른 비 피해는 늘어날 전망이다. 5일 오전까지 도카이지방 최고 500㎜, 긴키 및 간토지방 400㎜, 호쿠리쿠 250㎜ 등의 비가 예보됐다.

간사이지방을 중심으로는 760여편의 비행기가 뜨지 못했고, 긴키 지역을 중심으로 신칸센(新幹線)과 재래선 일부 열차노선도 운행도 대거 중단됐다.

에히메(愛媛)현과 나라시 일부 초ㆍ중학교가 임시 휴교했고, 태풍으로 인한 인명 및 공장설비 피해가 예상되면서 이들 지역의 업체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자동차업체인 혼다가 미에현 공장 조업을 중지했고, 일부 자동차업체와 백화점, 가전양판점 등도 이날 휴무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제21호 태풍 '제비'가 일본 본토에 상륙한 4일 폭풍에 트럭이 가가와현 세토대교 난간에 기대 아슬아슬하게 쓰려져 있다. 가가와=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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