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분기 국민소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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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성장률 0.6%... 0.4%p 하락
설비 등 투자지표 마이너스 ‘쇼크’
올해 2.9% 성장은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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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ㆍ원자재값 등 생산비용 급등
“법인세 완화ㆍ신성장 산업 발굴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경제가 고비용ㆍ저성장의 늪에 빠져 들고 있다. 인건비, 원자재 가격, 임대료, 금리 등 생산에 필요한 비용이 일제히 치솟고 있는 가운데 투자와 고용은 악화되고 소비까지 둔화하면서 정부 목표인 연 2.9% 성장률 달성도 멀어지고 있다. 신성장 산업 발굴 등 낮은 생산성을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고 악순환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4일 한국은행의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 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7월 발표된 속보치(0.7%)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된 수치로, 1분기 성장률(1.0%)보다는 0.4%포인트나 낮았다.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은 투자였다. 설비투자(-5.7%) 건설투자(-2.1%) 지식재산생산물투자(-0.7%) 등 투자 지표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3개 투자 부문이 모두 역성장한 것은 6년 만이다. 특히 반도체와 부동산 경기에 따라 성장 둔화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설비ㆍ건설투자뿐 아니라 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와 밀접한 지식재산생산물투자까지 3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투자 쇼크’를 더했다. 수출과 함께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됐던 민간소비 또한 0.3% 증가에 그쳐, 2016년 4분기 이후 가장 부진했다.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8%로 집계됐다. 정부와 한은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2.9%)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앞서 두 기관은 상반기 내내 3.0% 성장 전망을 고수하다 7월에 와서야 현실을 인정하고 전망치를 낮췄는데, 실제 성장 흐름은 이보다도 더 낮았던 셈이다. 우리 경제가 연간 2.9% 성장을 달성하려면 3,4분기에 0.91~1.03%씩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우리나라가 1% 이상 성장한 분기는 6번뿐이고, 2개 분기 연속 1%대 성장을 한 적은 없는 터라 쉽지 않은 목표다. 한은은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긴 했지만 경기 상황이 잠재성장률(2.8~2.9% 추정) 수준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7월 소매판매, 7~8월 수출 등 최근 지표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은의 낙관적 전망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설비투자 감소가 특히 걱정된다”며 “기업이 투자를 해야 자본이 축적되고 생산성도 높아질 텐데, 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다 보니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력 저하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투자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민간소비도 1분기에 비해 둔화된 상황이라 (정부 목표치인) 2.9% 성장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의 원인을 둘러싼 논의는 분분하지만 생산비용 증가가 주요인 중 하나라는 지적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 정책발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인상, 임대료 상승, 금리 상승 등으로 생산에 투입되는 핵심 요소의 가격이 일제히 오르며 한국 경제의 ‘약한 고리’가 드러나고 있다.

고용, 자본, 원자재 등 주요 생산비용 급등은 통계 지표로 쉽게 확인된다. 제조업에서 가장 중요한 원자재인 원유는 지난해 중반부터 가파른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3일 기준 배럴당 76.18달러로, 지난해 6월 말(46.47달러)과 비교하면 64%나 뛰었다. 올 여름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며 7월 생산자물가(2.9%)가 3%에 육박하고 있는 것도 경제에는 부담이다.

이자율과 임대료 상승도 기업의 짐을 가중하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연 3.4% 수준이던 기업 대출금리는 같은 해 11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계기로 3.6%대로 크게 올랐다. 상업용 부동산 임대가격도 지난해 상반기 이후 중대형 및 집합상가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오준범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확대되고 있는 땅값 상승률이 반영되면 상업용 임대료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경제에 부담을 주는 것은 인건비 상승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 16.4% 인상이 단행된 1월부터 6월까지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물가상승 효과 제외)은 32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3,000원(4.6%) 늘었다. 특히 숙박ㆍ음식점업 등 노동생산성이 낮고 영세한 자영업 부문은 고용이 급감하면서 인건비 상승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또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실제 7월 한은이 기업 경영 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인력난 및 인건비 상승'을 꼽은 응답률이 14.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고용을 비롯한 생산 투입 비용이 생산성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경기를 끌어내리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린 직후 근로시간 단축까지 경직적으로 시행되면서 노동비용 부담이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고비용ㆍ저성장 구조가 고착화하지 않도록 정책적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우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 등을 통해 근로자 소득을 보전해줄 필요도 있지만 기업이 이들을 고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먼저”라며 “법인세 최고세율은 올렸더라도 중간세율은 2~3년 정도 한시적으로 낮춰 투자 활성화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기존 제조업 기반 산업이 약화되는데 그걸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비용만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고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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