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단 방북 목표 브리핑

북미 대립에 일정확정 미뤄졌던
‘9월 중 3차 남북회담 내용’ 협의
北과 시간표ㆍ의제 등 합의 방침
“남북관계 좋을 때 핵 위협 감소
비핵화 과정서 종전선언은 중요”
美 압박하며 추진 필요성 강조
北엔 핵신고서 제출 중재할 듯
대북특별사절대표단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특사단 방북을 하루 앞둔 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대북특별사절대표단 특사로 5일 방북하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남북관계 발전과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선순환 발전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ㆍ평화 정착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6ㆍ25전쟁 종전선언과 북한 핵신고서 제출이라는 북미 간 핵심 의제를 중재해 교착 상태를 돌파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정 실장은 4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방북 목표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3차 남북 정상회담 일정 및 의제 논의 ▦4ㆍ27 판문점선언 이행 등 남북관계 발전 방안 협의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달성 방안 협의 등이 골자다.

특사단은 우선 지난달 13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한 ‘9월 중 평양 3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 관련 내용을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취소 등 북미 간 대립 때문에 정상회담 일정 확정이 미뤄졌지만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특사단은 9월 18~20일, 2박 3일 일정으로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의하고 북측과 구체적 시간표 및 의제에 합의할 방침이다.

이는 특사단의 두 번째, 세 번째 방북 목표와도 연결된다. 정 실장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을 진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 9월 정상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된 많은 합의가 있었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대북제재가 지속되면서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에 청와대는 3차 정상회담에선 남북기본협정 체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등 남북 협력의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실장은 특히 “남북관계 발전은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주된 동력”이라며 “과거의 경험에 비춰보면 남북관계가 좋았을 때 핵 위협도 많이 감소했고, 또 비핵화 부분에서 합의한 적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살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5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대북특사 방북으로 9ㆍ19 공동성명 비핵화 합의의 물꼬를 텄던 것처럼 남북관계 발전으로 북미관계 개선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특사단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가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앞서 문 대통령은 8ㆍ15 경축사에서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라며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선 종전선언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정 실장은 “우리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초입 단계로 종전선언은 매우 필요한 과정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목을 매는 종전선언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은근히 미국을 압박한 것이다. 특사단은 동시에 북한에는 미국이 요구하는 핵신고서 제출을 재촉하는 식으로 중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담판을 통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끌어내고, 2차 북미 정상회담 및 남ㆍ북ㆍ미ㆍ중 4자 종전선언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복안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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