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게스 전 이민서비스국장
“자금출처ㆍ음주운전 전과에 엄격”
레온 로드리게스 미국 전 이민서비스국장(USCIS).

2017년 탄핵정국 및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억~10억원 가량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이민 가려는 한국인 신청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무슬림ㆍ중남미 지역에 대한 ‘반 이민정책’에도 불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역시 한국인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연방정부의 일선 이민행정을 이끌었던 레온 로드리게스 전 이민서비스국(USCIS) 국장은 4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대 미국 행정부는 한국인의 이민에 대해서는 호의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인은 가족중심적이고 열심히 일하는데다가 교육열도 높다”고 말했다.

로드리게스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이후 중국인의 투자이민이 주춤해진 반면, 한국인의 투자이민 신청건수와 미국 당국의 행정절차 처리속도는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EB-5’로 알려진 투자이민의 경우 최근 2년간 한국에서의 신청건수는 세계 4위에 달했으며, 이민당국의 호의적 조치에 따라 신청 후 평균 2년 정도면 영주권을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중관계 경색으로 중국인 신청자가 영주권을 얻으려면 현 시점에서는 최고 15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B-5’ 관련 절차를 홍보하기 위해 로드리게스 전 국장과 함께 방한한 한국계 미국인 영 김 8th브리지캐피털 대표는 “최근 투자이민을 희망하는 한국인이 크게 늘어, 올해에만 150명이 영주권을 얻었다”며 “대통령 탄핵 등 2016년말 이후 한국의 정정 불안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8th 브리지캐피털은 미국 LA의 ‘EB-5’ 매니지먼트 회사인데, ‘EB-5’ 투자 이민은 1990년 미국 이민법에 따라 외국인이 미국에 50만~100만달러를 투자하고 2년간 10명 이상 고용창출 효과를 내면 투자자ㆍ가족에게 영주권을 주는 제도다.

로드리게스 전 국장은 “미국은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며 투자이민을 포함, 한국인의 적극적인 이민 신청을 권유했다. 특히 “미국에는 투자가치가 높은 많은 기회가 있다”며 “EB-5 절차가 복잡해 보일 수 있지만, 분명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민 희망자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자금출처 문제와 한국에서는 사소하게 여기는 음주운전 전과 문제를 언급했다. “정권의 성향과는 별개로 어디서 투자금이 마련됐는지에 대해선 늘 엄격히 검토해 왔다”며 “(투자 이민의 경우) 유능한 변호사를 선정해 자금 출처를 확실하게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민은 매우 큰 결정인데, 실수로 거부당하지 않으려면 서류작업부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미한 범죄로 판단해 서류에 기재하지 않았다가 이민당국 심사과정에서 확인될 경우 이민 거절의 중대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로드리게스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직된 이민정책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한국에서 최근 나타난 ‘반 난민 정서’에 대해서는 전 세계 국가들이 함께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신중한 대답을 내놨다.

재임 당시 미 방송에 출연한 로드리게스 전 국장.

다음은 로드리게스 전 국장과의 주요 일문일답

_방한 목적은.

“2017년 1월, 이민서비스국(USCIS)장에서 퇴임했다. 지금은 변호사로서 ‘EB-5’를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첫 방문이다. 한국 투자자들에게 ‘EB-5’를 소개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방문했다.

_최근 한국 ‘EB-5’신청자가 늘었나.

“최근 한국인 이민자 수가 증가했다. 한국이민자들은 가족 중심적이고, 교육열이 높다. 라틴계열에 비하면 이민자에서 큰 비율을 차지하진 않지만 ‘근면한 민족’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_투자이민에 대해 까다로운 심사과정은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정책 영향인가?

“자금출처를 심사하는 건, 언제나 신중한 부분이었다. 돈을 어떻게 마련했는지에 대한 과정을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_한국의 이민희망자들이 준비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민을 결정하기까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모든 서류들은 매우 까다롭게 심사된다. 경미한 사건을 기재하지 않아, 신청이 거절당하는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거절당했다고 해서 완전히 포기할 필요는 없다. 재심사의 기회가 있으니 실력 있는 변호사와 함께 준비할 것을 추천한다.

_마지막으로 한 마디 추가할게 있다면.

“미국에는 여전히 많은 기회가 존재하고 있다. ‘EB-5’는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고, 심지어는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 자신감을 갖고 투자하길 바란다.”

전근휘 인턴기자 인현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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