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추천 시점 너무 늦은 탓"


증권사 3곳 이상 추천 17개 종목, 펀드 출시 이후 수익률 -15%
펀드 출시 전엔 24% 상승해 대비… 증권사 추천 시점 너무 늦었나
코스닥 약세 이어지며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도 감소
게티이미지뱅크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당시 증권사들이 앞다퉈 추천했던 ‘벤처펀드 수혜주’가 5개월간 원금 회복도 하지 못하고 있다. 펀드 출시 이후 코스닥 지수가 하락했지만 추천 종목의 성과는 그보다 더 부진했다.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펀드에 투자된 자금도 일부 이탈했다.

4일 한국일보가 국내 증권사 3곳 이상이 지난 1~4월 코스닥 벤처펀드 수혜주로 꼽은 17개 상장사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벤처펀드 출시일인 4월5일 이후 이날까지 평균 14.66% 하락했다. 벤처펀드 출시 이후 상승한 상장사는 고영, 더블유게임즈, 카페24등 단 세 종목이었다.

이는 올초부터 4월 5일까지 17개 종목 모두 오르면서 평균 23.98% 상승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당시 상승률은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8.83%)의 두 배도 넘었다. 제넥신(61.78%) 메디톡스(51.99%) 바이로메드(47.21%) 등 일부 종목은 불과 4개월만에 40~60%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추천주가 예상치 못한 손해를 본 것은 당시 추천 시점이 너무 늦었기 때문이다. 수혜주 추천은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를 전후한 3월 말~4월 초 집중됐다. 그러나 이에 앞선 1월 코스닥 활성화 방안 발표 당시 이미 벤처기업이나 벤처기업 인증이 끝난 지 7년 이내인 중소ㆍ중견 기업에 35%를 투자해야 한다는 운용 규제가 발표된 상태였다. 예측 가능성이 높아 발 빠른 투자자들은 미리 투자를 마친 상황이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벤처기업 중 시가총액이 높은 종목을 우선 추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한 1월부터 이미 투자자들은 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었다”며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에서 추천을 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바이오주를 중심으로 한 코스닥 약세가 한동안 지속된 영향도 컸다. 지난 5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감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크게 줄었고 코스닥 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827.39를 기록해 벤처펀드 출시일(868.93)에 비해 4.78% 하락했다. 더구나 증권사 3개 이상이 추천한 17개 종목 중 10개가 바이오업종으로 분류될 정도로 바이오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4월 이후 코스닥 시장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성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공모형 코스닥 벤처펀드 12개 중 수익을 거두고 있는 펀드는 3개에 불과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31일 기준 코스닥 벤처펀드 설정액은 2조9,628억원으로 7월 31일(2조9,853억원)보다 225억원(0.76%) 감소했다. 6월 말 이후 3개월째 2조 9,000억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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