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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강국’ 스웨덴 선거도 반이민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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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 강국’ 스웨덴 선거도 반이민 열풍

입력
2018.09.04 17:55
수정
2018.09.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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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집권연정 참여 가능성은 낮아

히잡을 쓴 이민자 여성이 8월 31일 스웨덴의 반이민 정당 스웨덴민주당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스톡홀름=AP 연합뉴스
히잡을 쓴 이민자 여성이 8월 31일 스웨덴의 반이민 정당 스웨덴민주당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스톡홀름=AP 연합뉴스

스웨덴의 정치학자 라르스 트라가르드는 인권 외교를 추구하는 스웨덴을 ‘도덕 강국(moral superpower)’이라 불렀다. 그 말대로 스웨덴은 외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지 않았다. 2015년 유럽 난민 위기가 발생하면서 스웨덴에도 난민 신청자 16만3,000명이 밀려들었다. 현재 스웨덴 인구는 1,000만명에 불과하다. 인구비례로 따지면 어떤 유럽연합(EU) 국가보다도 많은 인원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오는 9일 치러지는 스웨덴 총선에서는 반이민 정서의 영향으로 스웨덴 내 ‘대중주의 우파’로 분류되는 스웨덴민주당이 크게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13% 지지율에 그쳤던 이 정당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20% 남짓한 지지율을 끌어 모았다. 스웨덴 내 다수 여론조사에서 보수계 중심 정당인 온건당과 지지율 2위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상황이다. 이들은 자신을 “새 바람”이자 “혁명”으로 부른다.

미드스웨덴대의 극우 전문가 니클라스 볼린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반이민 정서의 확산 원인으로 “다른 문화 규범을 가진 이들이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는 주장과, 이민자 정착 비용이 스웨덴의 복지국가로서의 지위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주장”을 지목했다. 그는 유럽 난민 위기가 발생하기 훨씬 전인 1990년대부터 반이민 여론은 존재하고 있었다며 “특히 복지 축소 논리의 영향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도덕 강국’론을 주장한 트라가르드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에 “기성 정치 엘리트 집단은 스웨덴 대중이 여전히 국민 민주주의 체제 아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과소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8월 31일 스웨덴 위스타드에서 선거유세를 준비하고 있다. 임미 오케손 페이스북
임미 오케손 스웨덴민주당 대표가 8월 31일 스웨덴 위스타드에서 선거유세를 준비하고 있다. 임미 오케손 페이스북

이런 반이민 바람의 선두에 스웨덴민주당이 있다. 과거 극우 인종주의 성향이 강했던 스웨덴민주당은 1990년대부터 이미지 개선을 시작해, 2005년 젊은 지도자 임미 오케손(39)이 당권을 쥔 이후에는 극우 인사도 방출하고 인종주의 색채도 뺐다. 대신 치안 불안과 복지 축소를 근거로 강력한 반이민 정책을 내세우며 기성 정당과 차별화했다. 이민위기 이래 유럽 각국에서 대중주의 우파가 지지를 모으면서 지지율 동반 상승 효과도 봤다.

스웨덴민주당의 돌풍에 기성 중도 정당도 덩달아 우경화했다. 스테판 뢰벤 총리가 이끄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정부는 이미 독일처럼 엄격한 국경 통제 정책을 도입했고 이민 심사도 강화했으며 난민 지원 예산도 축소했다. 지난해 스웨덴 난민 신청자는 2만5,000명대로 줄었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모든 정당이 스웨덴민주당과의 연정에 미온적이기 때문에 스웨덴민주당의 정권 참여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 다만 지지율 면에서 진보진영에 비해 열세에 놓인 보수 연합을 이끄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온건당 대표가 집권을 위해 스웨덴민주당과 협상을 시도해 뢰벤 총리를 끌어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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