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13일 79개국 323편 초청
'뷰티풀 데이즈' 개막작 선정
복귀한 이용관 "정상화 원년 될 것"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개최 기자회견에서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오른쪽)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개ㆍ폐막작을 비롯해 올해 영화제 특징과 경향 등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년간 정치적 외압으로 부침을 겪었던 부산국제영화제(부산영화제)가 재정비를 마치고 새롭게 닻을 올린다. 부산영화제를 창설하고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 성장시킨 이용관 이사장과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다시 전면에 나서 23번째 항해를 지휘한다.

이 이사장은 2016년 2월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2년 만인 올해 1월 말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대표적 피해자로 꼽혀 온 이 이사장이 복귀함에 따라 지난 2년간 영화제에 불참했던 한국영화감독조합과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등 영화단체들도 올해는 대거 부산으로 향한다.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3회 부산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 이사장은 “올해는 4년간 계속된 진통을 끝내고 영화인, 관객 모두가 화합하는 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 집행위원장은 “올해 행사를 마친 뒤 영화제 쇄신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영화제는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이빙벨’을 상영한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르며 여러 수난을 겪었다. 감사원의 표적 감사와 부산시의 고발, 이용관 당시 집행위원장의 사실상 해촉 등 일련의 사태로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 당했고, 정부 지원금 삭감과 영화단체들의 보이콧으로 영화제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부산영화제가 흔들리면서 세계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도 추락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퇴임 이후 오거돈 부산시장과 부산시는 부산영화제 정상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영화제 예산에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1,000억원 규모로 영화 발전 기금도 조성하기로 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다음달 4일 막을 올린다. 13일까지 열흘간 부산 영화의 전당과 센텀시티, 해운대 일대에서 영화 축제가 펼쳐진다.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 폐막작은 홍콩 위안허핑(원화평) 감독의 신작 ‘엽문 외전’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뷰티풀 데이즈’.

‘뷰티풀 데이즈’는 어린 나이에 아들을 낳고 홀로 한국으로 건너온 탈북 여성과 14년 만에 엄마를 만난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이나영이 영화 ‘하울링’(2012) 이후 6년 만에 상업 영화에 출연해 일찌감치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나영은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이 영화를 선보이게 돼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엽문 외전’은 올해 행사를 즐겁게 마무리하고 싶은 부산영화제의 바람이 담긴 선정작이다. 전쯔단(견자단) 주연 ‘엽문’ 시리즈를 탄생시킨 프로듀서와 무술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해 이 영화를 탄생시켰다. 엽문에게 패한 뒤 영춘권을 잊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장천지가 다시 범죄조직에 맞서는 액션 활극이다.

올해 초청작은 79개국 323편이다. 세계에서 처음 상영되는 월드 프리미어 작품이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자국 외 국가에서 첫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 작품이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 신설된 ‘부산 클래식’ 부문에선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 고전 13편을 소개한다. 특별기획 프로그램으로 ‘필리핀 영화 100주년 특별전’도 마련됐다.

유일한 경쟁 부문으로 아시아 신인감독의 작품을 소개하는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은 김홍준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영상원 교수가 맡았다.

올해 한국영화 회고전의 주인공은 1980년대 리얼리즘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이장호 감독이다. 데뷔작 ‘별들의 고향’(1974)을 비롯해 ‘바람불어 좋은 날’(1980) ‘어둠의 자식들’(1981) ‘과부춤’(1983) ‘바보선언’(1983) 등 대표작 8편이 상영된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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