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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지역에서 발생한 빌라 사기분양(4일자 14면) 사건은 금융기관의 이해하기 어려운 대출이 화를 초래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와 대출금융기관 등에 따르면 동촌새마을금고는 동대구새마을금고와 함께 빌라를 분양한 EM건설에 지난해 4월 연리 4.64%, 이자만 내다가 3년 후에 원금을 일시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총 41억6,000만 원을 대출했다. 동시에 대출금 중 6개월치 이자에 해당하는 9,800만 원을 떼어 내 이자상환용 EM건설 명의 계좌에 입금했다. 동촌새마을금고 측은 예치한 자금을 EM건설이 임의로 인출할 수 없도록 질권(동산 유가증권 등에 설정하는 담보물권)을 설정해 두고 매달 자동이체로 이자를 납부토록 했다.

하지만 채무자 측은 1년 가량만 이자를 내다가 자금난으로 중단했다. 이 때문에 연 3%포인트의 연체이자가 추가됐다. 이에 따른 이자는 정상이자와 연체이자를 합쳐 매달 3,000만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역 금융권 관계자들은 “정상적인 제도권 금융기관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대출 형태”라며 “결국 6개월치 선이자를 떼고 대출한 셈인데, 이는 고리사채업자나 일부 대부업체에서나 있을 법안 대출형태”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금고 측도 아마 돈을 빌려주면서도 차주의 신용상태가 미심쩍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부실건설사에 대출을 하면서도 현장은 제대로 확인조차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고 측은 “대출실행 며칠 전에 분양사무실 등 현장을 답사했지만 입주민은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피해 주민들은 “분양사무실은 4가구가 입주한 동 1층에 있었다”며 “사무실에 왔다면 사람 사는 흔적을 못 볼 리 없다”며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

피해 주민들은 "서민금융기관이라는 새마을금고가 대출브로커를 앞세워 서민들을 길바닥으로 내쫓고 있다”며 사법당국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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