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가계도 ‘시름’

폭염에 채소 한달새 30% 폭등

석유류 물가 3개월째 고공행진

지난 2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평균 유류가격(리터당 1,620원)보다 50원 이상 저렴하게 판매하자, 주유하려는 차량으로 주유소가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가계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휘발유, 경유 등 석유류 가격이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폭으로 뛰어오른데다, 폭염 피해로 채솟값도 천정 부지로 치솟고 있다. 추석 때 승용차를 몰고 고향 가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푸념이 나오고, 식당에선 시금치와 상추 등도 사라지고 있다.

4일 통계청의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4%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1%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전체 경기가 상승세를 타지 못하면서 전체 물가는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2%)를 밑돌고 있다. 그러나 석유류와 농산물 등 유독 일반 국민들의 구입 빈도가 높은 특정 제품의 물가는 급등하고 있어 가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석유류 물가는 6월(10.0%) 7월(12.5%) 8월(12.0%) 3개월 연속 고공행진이다. 지난달 휘발유는 지난달 11.0%, 경유는 13.4% 올랐다. 기름값 상승에 따라 승용차 연료비가 포함된 교통 물가도 6월부터 4%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국내 석유제품 주간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620.3원으로 6월 넷째 주부터 9주째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는 2014년 12월 셋째 주(1,656.0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미국 원유와 휘발유 재고 감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원유 해상수송로) 봉쇄 위협 등이 유가 상승 요인”이라며 향후에도 강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채소류 물가는 한달 새 30.0%(7월 대비)나 폭등했다. 연일 이어진 폭염 영향으로 배추(71.0%) 시금치(128.0%) 무(57.1%) 파(47.1%) 등 노지 채소 위주로 가격이 급등한 탓이다. 특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요가 급증할 경우 가격은 더 뛸 수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9월 배추 도매가격이 10㎏당 1만3,000원(평년 9,950원), 무는 20㎏당 2만2,000원(평년 1만2,110원) 안팎의 가격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품목의 가격 급등세가 두드러져 전체 물가와 국민 체감물가 간 간극도 벌어지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먹거리 물가는 지난해 대폭 오른 데 이어 올해 추가로 상승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의 부담이 더 크다”며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이라 체감물가는 더 높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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