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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준말, 다 되는 게 아니에요!

입력
2018.09.0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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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볼 수 있는 ‘공부했다’나 ‘잃어버렸어’는 모두 준말이다. ‘공부하였다’ ‘잃어버리었어’가 본말인데, 준말이 오히려 더 자연스럽다. 이처럼 준말이 많이 사용되다 보니 ‘한글 맞춤법’에서도 준말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다. 앞서 예로 든 것 외에도 ‘개었다’는 ‘갰다’로, ‘베었다’는 ‘벴다’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쑤었다’는 ‘쒔다’, ‘가지어서’는 ‘가져서’로 줄어든다. ‘뜨이다’ ‘쓰이다’ ‘보이다’ ‘누이다’는 준말이 두 가지이다. ‘뜨여/띄어’ ‘쓰여/씌어’ ‘보여/뵈어’ ‘누여/뉘어’로 각각 줄어들 수 있다. 간혹 이를 섞어서 ‘띄여’ ‘씌여’ 등과 같이 쓰는데, 이는 잘못이다.

준말을 만들 때 정말 많이 틀리는 단어는 ‘뵈다’이다. “그럼 회의 때 뵈요”와 같은 문자 메시지를 종종 받는데, 이때의 ‘뵈요’는 틀린 표기이다. 기본형이 ‘뵈다’이기 때문에 여기에 어미 ‘어’와 보조사 ‘요’가 붙으면 ‘뵈어요’가 된다. ‘먹어요’가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뵈어요’가 줄어들면 ‘봬요’가 된다. ‘뵈요’라고 쓰는 것은 ‘먹요’라고 쓰는 것과 같이 잘못된 표기이다. 유사한 형태로 ‘좼다’ ‘쇘다’가 있다. ‘나사를 죄었다’를 줄이면 ‘나사를 좼다’가 되고, ‘설을 쇠었다’를 줄이면 ‘설을 쇘다’가 된다. ‘죘다’ ‘쇴다’는 틀린 표기이다.

이 외에 요즘 글에서 흔히 보는 준말 표기가 ‘사겨요’ ‘바꼈다’이다. ‘사귀어요’ ‘바뀌었다’를 줄여서 쓴 것인데, 이는 모두 잘못된 표기이다. 우리말에서 모음 ‘ㅟ’ 다음에 ‘어’가 오는 경우는 줄일 수가 없다. 이를 표기할 수 있는 모음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귀어요’ ‘바뀌었다’와 같이 쓰는 수밖에 없다.

이운영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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