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에 센서 부착해 데이터 수집
후계자 육성 등 위해 활용할 듯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일본 도쿄 오타구 일대.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정부가 장인(匠人)의 기술을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하고 보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인의 세밀한 작업 공정을 데이터화해 이를 AI로 분석한 뒤 후세가 재현할 수 있는 교재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고령화ㆍ저출산의 영향으로 장인을 계승할 사람이 줄어 기술이 전수되지 않거나, 전통 있는 노포(老鋪)들이 문을 닫는 상황을 극복하려는 목적에서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3일 총무성이 내년부터 다섯 곳 정도의 지역을 선택해 장인 기술의 분석하는 실증 실험을 실시한다고 보도했다. 내년 예산안에는 4억엔(약 40억원)의 실험 비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 단체는 공모를 통해 선정하고, 장인이 있는 기업이나 단체가 지방자치단체나 정보기술(IT)기업 등과 함께 실험하는 방식이다.

실증실험은 직물이나 공예품에서부터 금속 가공, 용접 등에 이르는 ‘장인 기술’이 대상이다. 장인의 섬세한 작업 공정을 카메라로 촬영하거나, 장인의 팔에 센서를 부착해 손가락과 팔의 움직임 등을 데이터로 남길 예정이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AI를 통해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영상 데이터나 교재로 정리한다.

교재는 지방의 작은 공장이나 공업조합 등에서 후계자 육성을 위해 활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후계자를 찾지 못해 기술 전수가 잠시 멈추더라도 나중에 인재가 생기면 교재를 통해 기술을 부활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번 실험을 통해 데이터 수집 방법을 확립하고 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장인 기술을 데이터화해 보존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고령화ㆍ저출산 영향으로 장인을 계승하는 사람들이 급감하고 있어서다. 이미 지방에선 경영자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독자 기술을 갖춘 중소기업의 폐업이 잇따르고, 소규모 공장에서 일하는 장인들의 수도 감소 추세에 있다.

지난해 경제산업성의 발표에 따르면 중소기업 폐업에 따라 2016~2025년 약 650만명의 고용 감소와 22조엔(220조원)의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경영자의 평균 연령은 66세로, 2027년까지 70세 이상이 되는 경영자도 245만명에 이르며 이 중 절반 이상인 127만명이 후계자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기업 중에는 독자 기술이나 전통을 가진 노포기업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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