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도 강사 임금 계속 지급
대학들 최대 3400억원 필요
사립대에도 강사료 지원
기재부 반대 예산안 반영 안 돼
이용우(가운데) 대학 강사제도개선 협의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3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브리핑실에서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 마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학 시간강사에게 재임용 절차를 3년간 보장하고 방학 기간에도 임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강사제도 개선 합의안이 나왔다. 지난 2010년 조선대 시간강사가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후 이듬해부터 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일명 ‘강사법’ 추진 노력이 계속됐지만 이해당사자들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네 차례나 시행이 유예됐다. 이번 합의안은 대학과 강사 양측이 합의한 내용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시행 가능성이 높지만, 대학 재정확보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최종 시행까지 여러 고비를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강사제도 개선 협의회는 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보완강사법)’의 시행이 당초 2018년에서 2019년으로 1년 유예되면서 정부와 국회는 각계 의견수렴을 통한 대체입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에 지난 3월부터 강사 및 대학 대표, 전문가 등 12명으로 구성된 협의회가 약 5개월간 논의 끝에 합의안을 마련한 것이다.

개선안의 핵심은 보완강사법의 주된 쟁점이었던 강사 재임용과 관련해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지난해엔 대학 측이 강사의 임용을 1년 이상 보장하되 이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퇴직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하자고 요구하면서 강사 측 반발이 계속됐지만 개선안에는 이 같은 ‘당연퇴직’ 조항은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보완강사법에 강사의 재임용절차를 보장한다고 정한 것에서 나아가 그 기간을 최소 3년으로 법령에 명시하기로 했다.

강사 등 비전임교원의 신분을 보장하는 장치도 마련된다. 개정안은 강사에게 임용계약 위반 등의 사유를 제외하고는 의사에 반한 면직ㆍ권고사직을 제한하며 불체포 특권도 보장하기로 했다. 징계에 대한 교원 소청심사 청구권도 부여된다. 보완강사법은 시간강사에만 이같은 권리를 보장했지만 개정안은 겸ㆍ초빙교원으로 그 범위를 넓혔다.

비전임교원의 근무시간은 매주 6시간 이하(겸ㆍ초빙교원은 매주 9시간 이하)로 정했다. 당초 비전임교원의 근무시간을 주 9시간으로 정했으나 지난해 기준 전체 시간강사의 82.5%가 6시간 미만으로 근무하는 상황에서 법 취지와 달리 대학들이 소수의 강사에게만 강의를 몰아주거나 통폐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다만 학교의 장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학칙에 정해 주 3시간씩 추가 근무를 하도록 했다. 방학에도 강사의 임금은 계속 지급된다.

[저작권 한국일보]그래픽=김경진 기자

양측 합의라는 큰 산은 넘었지만 대학 재정부담을 완화할 뾰족한 대책은 없어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강사제도 개선 후 대학들이 최소 780억원에서 최대 3,393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할 것으로 추정한다. 때문에 국립대처럼 사립대에도 강사 강의료를 지원하는 ‘시간강사 강의역량강화 지원사업’ 신설을 교육부에 제안했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내년 예산안엔 반영되지 않았다. 김규태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은 “관련 법안과 공감대가 만들어지면 이를 기반으로 검토한다는 게 기재부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협의회 위원장(법무법인 창조 변호사)은 “강사법이 시행되려면 예산확보 및 지원이 필수이기 때문에 최종 개선안에도 국회와 정부에 이를 당부하는 건의문을 넣었다”며 “약 8년여 만에 이뤄진 합의인 만큼 협의회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조만간 국회와 교육부에 개선안을 건의하고 내년 시행을 목표로 입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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