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취임으로 원내 주요 정당 지도체제 정비가 매듭됐다. 자유한국당이 김병준 비대위원장 체제지만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평화민주당 정동영 대표 등과 함께 리더십 발휘에는 무리가 없다. 때마침 어느 때보다 쟁점과 과제가 많은 정기국회가 개막됐다.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을 입법으로 뒷받침해야 할 여당, 견제세력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할 야당 모두에게 중요한 국면이다.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냉소와 논란에 휩싸인 여야 대표들이 성숙한 지혜와 경륜을 발휘해 ‘골드보이의 환생’ 드라마를 쓸 기회다.

여야 4당 대표는 모두 60대 중ㆍ후반에서 70대 초반이다. 더구나 이해찬ㆍ손학규ㆍ정동영 대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함께 나선 ‘멀고도 가까운’ 인연이 있다. 당시 김병준 위원장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장이었으니 네 사람이 모두 한배를 탔던 셈이다. 20대 국회 후반기를 이끄는 문희상 국회의장과 유인태 사무총장 역시 노무현 청와대에서 일한 70대이니, 외형만 보면 이번 정기국회는 순풍에 돛단 듯 흘러갈 법도 하다.

그러나 실상은 딴판이다. 민주당 이 대표가 ‘20대 총선 승리 및 20년 집권 기반 마련’을 공언하자 한국당 김 위원장은 ‘국가주의적 반시장ㆍ저성장 정책 폐기’로 맞받았고, 바른미래 손 대표는 ‘적대적 공생관계인 수구적 양당제도 타파’를 주장했다. 평화당 정 대표는 선거제도 개혁을 강조하면서 약자를 울리는 여권의 정책을 연일 난타하고 있다. 여야의 전략과 목표가 상충하는 만큼 인사청문회, 규제개혁 입법, 국정감사, 새해예산 등 현안이 숱한 정기국회는 전쟁터가 될 공산이 크다. 국회가 언제 어디서 멈출지 모른다는 얘기다.

여야 대표들은 세대교체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정치는 나이가 아니라 정책으로 말하는 것”(이해찬) “개혁의지가 올드보이와 골드보이의 가늠자”(손학규) “올드보이 아닌 베테랑의 귀환”(정동영)”이라며 경륜이 지배하는 정치의 새 장을 열겠다고 했다. 그 말을 믿고 싶다. 특히 그들은 화려한 경력을 쌓아오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빚을 진 사람들이다. 헛된 야망을 접고 어떤 족적을 유산으로 남길 지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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