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의 투자의 기초] <15>외환 상품 투자전망

해외시장 투자에서 주식뿐 아니라 채권 등 금리상품의 손실이 매우 커졌다. 투자대상 자체의 가격도 떨어졌지만 환차손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월 말 브라질 채권을 매입했다면 매입 당시 달러당 3.184헤알이었던 환율이 이달 들어 4.1헤알을 넘어서면 달러 기준 환율에서만 28% 손실을 입었다. 더구나 브라질 10년 만기 국채금리도 1월 말 9.7%에서 최근 12%까지 근접했다. 헤알 가치가 폭락하자 헤알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10년 만기 브라질 국채라면 채권가격 자체도 18%(금리 12% 기준) 떨어졌다. 결국 1월 말 매입한 브라질 채권을 매각한다면 환손실과 채권가격 하락 양쪽에서 동시 손실이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중국 주식 투자도 1월 말 대비 상하이주가지수가 20% 이상 하락했고 위안화도 10% 가까이 절하된 만큼 큰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환율은 투자자를 괴롭힌다. 모든 국가의 환율은 달러 가치의 향배가 결정짓는다. 즉 달러인덱스로 표현되는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각국의 환율은 경제 상황이 어떻든 대체로 절하된다. 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각국 환율은 절상된다. 물론 각국의 환율 등락 과정에서 변동 폭 크기는 국가별로 차이가 있는데, 이는 해당국가의 경상수지 또는 무역수지 적자 여부와 연관돼 있다. 특히 적자 국가의 화폐 가치는 달러 가치가 절상될 때 큰 폭으로 절하되는 게 일반적이다.

때문에 환 상품은 미국 달러 가치 상승 여부를 살펴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 달러 가치는 미국의 성장률과 경상수지(또는 무역수지) 추이와 연관돼 있다. 구체적으로는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 성장률이 다른 선진국보다 높고 동시에 경상수지 적자가 줄거나 미국이 인내 가능할 정도일 때다. 두 조건 중 하나가 여의치 않으면 달러가치는 횡보하곤 했다. 반면 미국 성장률이 다른 선진국 대비 여의치 않거나 비슷한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가 늘어나면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2분기 중 미국의 성장률은 4.1%나 됐다. 선진국 중 그 어느 국가도 넘보지 못할 수준이었다. 적자 폭도 예상보다 줄었다. 3분기에도 미국의 성장률은 다른 선진국 대비 높고 대외거래도 비교적 안정될 것으로 추정된다. 5월부터 달러 강세를 뒷받침한 배경이다.

이러한 달러 강세는 미국이 국내로 기업 유치를 도모해 그간 다른 국가에게 빼앗겼던 시장(그간 미국의 엄청난 적자)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 수출증대 추구가 당연한 것과 같이, 미국 입장에서도 적자 줄이기는 당연한 것인데 그간의 결과는 미국이 제로섬 게임에서 승자가 됐다. 미국이 올해 주가가 상승한 국가에 속한 이유다.

[저작권 한국일보] 달러 가치 신성호 김민호 기자/2018-09-03(한국일보)

당분간 달러 강세는 더 지속되고 그 과정에서 개도국 환율은 더 절하될 가능성이 없잖다. 그러나 달러 강세는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과 같은 미국의 고성장은 지속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 성장률은 올해 2.93%, 내년 2.66%, 2020년 1.85%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는 2020년 미국 성장률을 IMF보다는 높은 2%로 예상했지만, 미국의 성장 둔화는 모두가 공감하는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비중도 줄어들 것인데, 세계경제에서 미국의 비중이 줄 때 달러 강세도 약화되곤 했다. 실제로 이번에도 달러 가치는 2016년 말 수준(그래프 참조)을 넘지 못했다. 2016년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미국 GDP가 차지하는 비율이 정점이었던 시기로 분석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이제부터는 환 상품과 관련된 부문에서 기회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아직은 시기적으로 빠를 수도 있지만 브라질 채권과 같은 환 상품 쪽에서 순차적 분할매수를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순차적 분할 매수란 가용자금이 100일 경우 열 달에 걸쳐 매달 10씩 투자하는 시차 포트폴리오다. 전 IBK투자증권 사장

신성호 전 IBK투자증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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