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봉ㆍ잠비아ㆍ수단 대통령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
대규모 경제 지원 약속… 조성 기금만 100억달러
中 일대일로 정책과 연계, 아프리카서 우군 확보
“아프리카 국가들, 빚더미 빠트릴 것” 우려도 나와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로이터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을 베이징(北京)으로 대거 초청해 ‘경제 지원’ 선물 꾸러미를 안겼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점점 가열되면서 패권 경쟁 양상도 짙어지는 가운데, 아프리카를 상대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ㆍ해상 실크로드) 정책을 연계함으로써 중국의 우군을 확보하고 미국을 견제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과 하게 게인 고브 나미비아 대통령, 주그노트 모리셔스 총리 등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그는 알 바리스 수단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중국과 수단의 실무 협력은 남남 협력 모델”이라고 치켜세우고는 일대일로를 통해 에너지, 농업 등 분야에서 산업협력의 새 모델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전날에도 시 주석은 가봉, 모잠비크, 잠비아, 가나, 이집트, 라이베리아, 말라위, 기니, 세이셸, 코모로 등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을 잇따라 만나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알리 봉고 온딤바 가봉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인프라 건설, 에너지ㆍ광업ㆍ농업 등에 대한 지원 의사를 전했고, 뉴지 모잠비크 대통령을 만나서도 모잠비크의 산업화 및 농업 현대화를 중국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알파 콘데 기니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다자무역 체계 수호와 아프리카 평화 안전 문제에서 긴밀한 소통으로 양국,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며 ‘보호무역’ 노선을 보이는 미국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에도 코트디부아르,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등의 정상을 만나 일대일로 참여와 연계한 대규모의 경제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에 시 주석이 아프리카 정상들과 개별적으로 가진 연쇄 정상회담은 3, 4일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중국ㆍ아프리카 협력포럼 정상회의’의 연장선상에서 열린 것이다. 그는 3일 기조 연설에서 대규모 아프리카 지원 및 협력 강화, 보호주의 무역 반대 등을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일대일로 구상에 아프리카 국가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조성한 기금은 무려 100억달러(한화 1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아프리카에 안기려는 ‘선물 보따리’를 둘러싼 일각의 우려도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 제공한 차관에 의존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빚더미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지난해 첫 해외 군사기지를 세운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의 경우, 대외부채의 77%가 중국 금융기관이 제공한 것이며, 잠비아가 중국에서 빌린 금액도 64억달러에 달한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에 비해 덜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는 중국의 차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조차 아프리카에 제공하는 차관의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는 상황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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