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근무요원·독일 영주권 취득…
금메달 못 땄을 때 시나리오 복잡
병역특례로 유럽서 선수생활 유지
소속팀 토트넘 SNS에 “기쁜 소식”
손흥민이 1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우승한 뒤 금메달을 깨무는 시늉을 하며 활짝 웃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그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 유럽 무대에서 오래 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치비농=서재훈 기자

지난 1일(한국시간)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 한일전. 한국이 2-1로 앞선 상황에서 종료휘슬이 울리자 손흥민(26ㆍ토트넘)은 가장 먼저 벤치에서 달려 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그는 이날 선발 출전해 이승우(20ㆍ베로나)의 선제골, 황희찬(22ㆍ잘츠부르크)의 결승골을 모두 도운 뒤 연장 후반 막판 교체됐다.

손흥민에게 이날 결승은 금메달이라는 ‘명분’ 못지않게 ‘병역 특례(올림픽 동메달 이상, 아시안게임 금메달)’라는 실리가 걸린 한 판이었다.

1992년생인 손흥민은 만 27세인 내년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다. 동북고를 중퇴하고 독일로 넘어간 그는 학력 때문에 4급 보충역 소집대상자다. 현역 입영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프로축구 K리그 군경 팀인 상주 상무(국군체육부대), 아산 무궁화(경찰청)에 가려면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더구나 상무와 무궁화는 만 27세까지 지원 가능한 데 반드시 K리그 클럽 소속이어야 한다. 내년 여름 전에 K리그로 이적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니면 21개월간 사회복무요원(옛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생활을 해야 한다. 손흥민이 토트넘과 2023년까지 계약이 돼 있고 현재 이적료가 1,000억 원에 이른다는 걸 고려하면 모두 현실성 떨어지는 시나리오다.

일본전 선제골을 넣은 이승우를 안으며 기뻐하는 손흥민. 치비농=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황희찬 품에 안겨 기뻐하는 손흥민. 치비농=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손흥민 주급은 8만5,000파운드(약 1억2,200만원)로 알려져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약 60억 원이다. 복무 기간 2년만 계산해도 산술적으로 120억원을 손해 본다. 더 큰 문제는 복무 기간 축구 감각이 현저히 떨어져 2년 뒤 유럽 재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다는 점이다.

때문에 축구계에서는 손흥민이 최후의 수단으로 5년 이상 체류하면 취득 가능한 독일 영주권을 행사할 거란 예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 경우 2012년 박주영(모나코로부터 영주권을 받아 만 37세까지 병역 미룸)처럼 엄청난 반감을 살 수 있다. 영주권이 있다 해도 병역 연기를 장담할 수도 없다. 박주영 사태 이후 운동 선수의 영주권 행사를 엄격히 따지는 병무청은 “정말 국외에서 거주할 목적인지 심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남은 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를 받는 방법뿐이었다.

자신의 축구 인생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그는 주장 완장을 차고 나와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해피엔드 스토리를 썼다. 기록 상 1득점에 그쳤지만 결승전 2개 도움 포함 5개의 어시스트를 올렸다. 손흥민은 “말로 표현할 수 없게 기쁘다. 응원해주신 국민과 팀 동료에게 고맙다. 금메달은 국민의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에게 투자한 400억원(2015년 이적료)을 날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한 숨 돌린 소속 팀 토트넘도 우승 소식을 SNS에 올리며 크게 기뻐했다.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하며 SNS에 올린 사진. 토트넘 페이스북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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