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3일 개회]

민주, 최저임금 산입범위ㆍ은산분리
노동자ㆍ진보 지지층 등 이탈 불러
한국당 ‘노무현의 남자’ 김병준 영입
지지율 정체 지속에 냉소적 반응
5월 30일 울산시의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오른쪽)가 송철호 시장 후보를 지원하는 기자회견을 끝낸 뒤 최저임금법 개정에 항의하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조합원들과 면담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김병준(맨 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주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외연 확장을 노린 더불어민주당의 ‘우클릭’, 자유한국당의 ‘좌클릭’ 행보가 동시에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산토끼를 잡기 위해 집을 나갔다가 그나마 지키고 있던 집토끼마저 놓치게 된다는 우려와 정황들이 곳곳에서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1만원’ 등 소득주도 성장을 핵심으로 친노동자 정책을 내놨던 민주당이 정작 노동자층의 외면을 받기 시작했다. 발단은 지난 5월 말 민주당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결정이었다. 최저임금의 인상에 중소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나오자 민주당은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방법으로 실질적 최저임금 감소 효과를 가져왔다. 이 결정으로 민주당 지도부는 6⋅13 지방선거 유세 현장 곳곳에서 민주노총의 반대 시위를 마주해야 했다.

최정점을 찍던 당 지지율이 하강 국면에 접어든 시점도 바로 6월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만원 공약 폐기’ 발언으로 쐐기를 박은 측면도 있다. 진보 지지층 일부가 정의당으로 이탈하기 시작했다. 은산분리 완화 등 규제완화에 초점을 둔 혁신성장을 강조하면서 원심력이 한층 커지며 지지층 이탈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한미자유무역협정, 이라크 파병 결정과 마찬가지로, 외연확장과 지지층 챙기기 중 무엇을 선택할지 정부⋅여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도 비슷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한국당은 집권 10년동안 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으로 대표되는 낙수효과 이론을 고수했다. 하지만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이 몰락하듯 끝나면서 노선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대선 당시 홍준표 후보는 보수 정당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최저임금 1만원’ 공약 등을 내세우며 서민⋅중산층 표심을 공략했다. 홍 후보가 당 대표가 된 이후에는 아예 당 강령에 “한국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 된다”고 못을 박았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노무현의 남자’로 불렸던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김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내부 논쟁을 통해 당의 노선과 전략을 새로 짜겠다”며 한국당호의 진로를 더 왼쪽으로 꺾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민주당 당원으로 소상공인연합회에서 활동한 인물을 비대위원에 내정해 김 위원장발 노선투쟁이 여권 지지층 잠식을 동시해 겨냥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박정희 시대’와 결별도 선언했다. 전통적인 산업화ㆍ민주화 프레임으로 가서는 민주당에 빼앗긴 중도 지지층을 되찾아오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이 깔렸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당 지지율이 제자리에 머물자 반발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지는 상황이다. 지난달 20일 의원 연찬회에서 비대위가 당의 새로운 가치가 될 후보군으로 ‘안전한 평화’ ‘약자⋅소수자 인권’ 등을 내세우자, 일부 의원들은 “예전에도 이념·가치를 새로 정립했지만, 당 지도자가 바뀌면 소용이 없었다”, “조만간 가시적인 아웃풋(결과물)을 내줬으면 한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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