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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주목군락에 드론 띄워보니… 생목ㆍ고사목 구별 손바닥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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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주목군락에 드론 띄워보니… 생목ㆍ고사목 구별 손바닥 보듯

입력
2018.08.31 18:44
수정
2018.08.31 23: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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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ㆍ가뭄에 고사하는 수목 파악

시든 나무 위도ㆍ경도 바로 확인

문제 발생 땐 생육환경 개선작업

촬영 통한 공원관리 데이터화

충북 단양군 소백산 주목군락에서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운 지역에 고사되어 있는 나무를 드론이 촬영한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충북 단양군 소백산 주목군락에서 사람이 발견하기 어려운 지역에 고사되어 있는 나무를 드론이 촬영한 모습.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충북 단양군 가곡면 소백산 정상 비로봉 서북쪽엔 제244호 천연기념물인 주목군락이 33만㎡가 펼쳐져 있다. 해발 1,200m이상 고지대에서 평균 350년 수령의 주목 수천그루가 자생하는 우리나라 최대 주목군락지다.

가뭄 속 본격적 더위가 시작된 6월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은 순찰도중 비로봉 정상 부근의 나무들이 유독 시든 것을 확인했다. 해당 지역은 울타리를 넘어 현장조사를 해야 하는데 조사 과정에서 수목이 훼손될 것이 우려됐다. 이미 파악된 수목 외에 다른 곳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생겼는지 확인하는 것도 어려웠다.

고심하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무인항공기(드론)를 띄우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공단이 수목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드론을 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월 말, 문제가 된 나무가 있는 부근 2,500㎡ 면적을 2㎝급 고해상도로 촬영한 결과 수목 개체를 일일이 식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사목과 생목을 뚜렷이 구별할 수 있었다. 시든 나무의 위도와 경도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무인항공기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머신러닝 기반을 통해 소백산 주목군락의 고사목을 자동탐지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무인항공기로 촬영한 영상을 토대로 머신러닝 기반을 통해 소백산 주목군락의 고사목을 자동탐지할 수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드론 촬영 후에는 소프트웨어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 정교하게 분석해 시들거나 말라죽은 나무 13그루를 확인했다. 문제가 발생한 수목이 확인되면 단양군청에서 치료나 가지치기 등을 하면서 생육환경 개선작업을 실시하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유병혁 소백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 자원보전과 계장은 “9월 중 2차 촬영 때는 주목군락 전 구간을 촬영해 같은 방식으로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인기로 촬영한 소백산 주목군락(왼쪽)을 식생지수로 변환, 해당 지역의 고사목 비율을 추출하는 데 변수로 사용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무인기로 촬영한 소백산 주목군락(왼쪽)을 식생지수로 변환, 해당 지역의 고사목 비율을 추출하는 데 변수로 사용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드론 촬영을 통한 연구는 더 나아가 공원 관리를 데이터화함으로써 이 지역의 기후 변화를 파악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촬영한 지역을 1년 이후 재촬영하고 이를 비교해, ‘무인기를 기반으로 한 수목 건강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오는 10월 15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아 원격탐사 학술대회‘에서 발표되고 런던 동물학회(ZSL)가 발행하는 학술지에도 게재될 예정이라고 공단 측은 밝혔다.

한편 올해 폭염과 가뭄으로 인해 주목군락의 피해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단양군청이 해당지역을 조사한 결과 5월부터 지속된 가뭄과 고온으로 인해 나무 생장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라봄이 단양군청 문화재팀 주무관은 “사람이 직접 다니면서 나무 상태를 확인하고, 치료해야 할 부분도 있다”면서도 “드론을 활용한 관리까지 더해지면 천연기념물인 주목군락을 보전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소백산 주목군락 고사 나무 분석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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