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비 1조 포함해 총 7조9000억 투자
서울은 투기 우려에 소규모 7곳만 지정
촐페라인 루르박물관 전경. 국토부 제공

1847년부터 석탄을 생산한 독일 서부 촐페라인은 ‘라인강의 기적’을 가능하게 한 유럽 최대 탄광 단지였다. 독일 경제 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한 촐페라인은 그러나 석탄 고갈과 공해 문제로 1986년 폐쇄됐다. 이어 제철소 등이 문을 닫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지역은 점점 폐허로 변했다. 이에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정부는 촐페라인을 되살리기 위해 100만㎡ 규모의 전체 단지 디자인을 네덜란드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렘 콜하스에게 맡겼다. 렘 콜하스는 이후 이 곳에 ‘루르의 에펠탑’이라고 불리는 권양타워를 비롯,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추구한 루르ㆍ레드닷디자인박물관 등을 지었다. 버려진 탄광촌 촐페라인은 이제 연간 150여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유럽의 문화 중심이자, 유네스코 등재(2001년) 세계문화ㆍ자연유산이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정부가 똑같이 석탄 산업 침체로 성장이 멈춘 강원 태백시를 한국형 ‘촐페라인’ 단지로 개발한다. 폐광촌에서 세계적 미술 도시로 탈바꿈한 독일 촐페라인 못지 않은 복합문화단지를 만들어 고용 확대와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게 복안이다. ‘에코 잡 시티(ECO JOB CITY) 태백’이라는 이름의 이 사업은 태백의 탄광 부지와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재생에너지파크 ▦스마트팜(농사 기술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농장) ▦산림자원수거센터 ▦탄광테마파크 등을 건설ㆍ개발하는 것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31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제13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고 태백시 장성동 일대 46만㎡를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뉴딜사업(경제기반형) 대상지로 선정했다. 총 2,273억원의 국비를 투입되는 이 사업이 성공하면 8,887명의 고용 창출 효과와 5,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 김이탁 국토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은 “한국광해관리공단이 주축이 돼 한국지역난방공사ㆍ대한석탄공사가 태백의 폐광시설을 재구축해 탄광재생의 대표 사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태백을 포함 전국에 걸쳐 모두 99곳에 대한 ‘2018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안’을 의결했다. 이중 20곳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중대형 사업(경제기반형ㆍ중심시가지형), 나머지 79곳은 기초적인 생활인프라를 공급하고 지역주민의 생활여건을 개선하는 소규모 사업이다. 이들 지역에서 제시된 사업비는 국비 9,738억원을 포함해 지방비, 민간투자 등 총 7조9,111억원이나 된다.

지난해 시범사업지 선정(68곳) 당시 배제됐던 서울에서도 중랑구 묵2동 ‘장미로 물들이는 재생마을’(일반근린형) 은평구 불광2동 ‘사람향기 품은 향림마을’(주거지지원형) 동대문구 제기동 ‘감초마을’(우리동네살리기) 등 소규모 도시재생 사업 7곳이 지정됐다. 그러나 중대형 사업은 “부동산 투기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에도 제외됐다.

향후 정부는 서울 등 뉴딜사업 지역에 대한 시장 동향을 정례적으로 점검하고, 사업지별 부동산 시장을 면밀하게 살핀다는 계획이다. 시장 과열 발생 시 해당 사업은 즉시 제외 혹은 중단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촐페라인 야외공연장 모습. 국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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