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노동 가치 평가 지표도 마련
게티이미지뱅크

혼인을 하면 아내는 남편의 동생을 ‘도련님ㆍ아가씨’로 부르며 높이는 반면 남편은 아내 동생에게 ‘처남ㆍ처제’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정부가 이 같은 성차별적 호칭 관행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가사노동의 가치를 평가하는 통계지표도 마련된다.

여성가족부는 31일 오전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제3차 건강가정기본계획’(5년 단위로 수립되는 범정부 차원의 가족정책 로드맵)을 보완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당초 3차 계획은 지난 2015년 수립됐지만, 이후 가구형태가 다양해지고 결혼ㆍ가족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점 등을 반영해 새로 보완됐다.

우선 성차별적 가족 호칭을 개선하기 위한 캠페인이 추진된다.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발표한 ‘사회적 소통을 위한 언어 실태 조사’에 따르면 10~60대 국민 4,000명 중 65.8%가 이런 관행이 고쳐져야 한다고 답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결혼 후 남편 가족을 부르는 호칭은 여성이 남성 집안에 종속된 존재라는 인식을 기반으로 한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이에 여가부는 성차별적 호칭을 대체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를 찾는 토론회와 호칭 개선 캠페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부부가 자녀의 성(姓)과 본(本)을 결정할 때 무조건 남편 성을 따르기보다 숙의하는 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결정 시점을 현행 ‘혼인신고 시’에서 ‘자녀출생 시’까지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또 출생신고서에 ‘혼인 중/혼인 외 출생자’를 구분 표기하도록 한 항목을 없애고, 주민등록표와 관련하여 ‘계부ㆍ계모ㆍ배우자의 자녀’ 등의 표시를 삭제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이 밖에도 여가부는 평등한 가족관계를 형성하고 가사분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무급 가사노동을 가치화한 통계지표인 ‘가계생산 위성계정’을 개발하기로 했다. 빨래, 청소, 음식준비 같은 가사노동의 보이지 않는 값을 측정해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다.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다양한 가족 간에 또는 가족 내 구성원 간에 평등이 실현되는 일상 민주주의가 우리 의식과 생활 속에 더 깊이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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