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급 떨어진 수원대 등 반발 확산

구성원 격분에도 인적 청산 감감
이사장 사퇴 목원대 외엔 버티기 일관
'수원대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 소속 학생들이 30일 오후 경기 화성 수원대 정문에서 이사회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신혜정 기자.

“각성 못한 이사회를 몰아내야 합니다.” 30일 오후 경기 화성 수원대 정문 앞에는 ‘수원대 권리회복 민주학생운동(URD)’ 학생들이 피켓을 든 채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이들은 2학기 개강일인 27일부터 폭우를 뚫고 이사진 퇴진 요구 집회를 계속해 왔다. 지난해 교육부가 학교법인의 111억원에 달하는 회계부정 및 비리 책임을 물어 총장과 이사진의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이인수 전 총장만 사퇴했을 뿐 주요 경영진은 여전히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비리 탓에 수원대는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2차 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강등됐다. 박용민(20) URD 공동대표는 “안 좋은 평가를 받은 대학에 다닌다는 사실만으로 학생들은 자신감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며 “하루빨리 이사회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학교가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23일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에서 수원대를 비롯한 일반대 3곳, 전문대 중 경인여대 1곳의 등급을 ‘자율개선대학’ 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하향했다. 지난 3년간 전현직 이사나 총장 등 주요 보직자가 부정ㆍ비리로 적발돼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분을 받은 경우 감점해 제재를 가한 것이다. 역량강화대학은 3년간 정원의 10%를 감축해야 하며 미이행 시 재정지원이 제한될 수 있다.

경영진의 개인 비리로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게 된 이들 학교의 학생과 교수 등 구성원들은 격분하고 있다. 특히 구성원이 앞장서서 내부비리를 고발했는데 그것이 되레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대학들은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수원대는 2014년부터 법인 및 총장의 비리를 폭로했던 교수 4명이 파면됐다가 복직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학내 혼란으로 지난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도 D등급 평가를 받고 재정지원이 제한됐지만 결국 이번에도 비리가 발목을 잡은 것이다. 수원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27일 성명서를 통해 “학교가 정상화 기회를 놓치고 또다시 역량강화대학이 된 건 부실경영에 책임지지 않은 재단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강준구 기자

평택대 역시 지난해 교수들이 나서 교육부에 감사를 청구하고 단식농성까지 이어가며 조기홍 전 명예총장 겸 상임이사의 교비 횡령 등의 비리를 밝혀냈다. 조 전 총장은 29일 여직원 상습 추행 등의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하지만 학내비리에 눈감아온 재단 이사회 등 기존 경영진 대부분이 여전히 학내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선재원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평택대분회장(국제지역학부 교수)은 “대학본부는 이번 평가에 대한 대책으로 ‘행정조직이나 학사구조를 변경하겠다’고만 말할 뿐 학사비리 근절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경영진 잘못 때문에 학생들과 구성원들의 어깨만 쳐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 대학이 2021년 재평가에서 명예를 회복하려면 자정이 필수다. 하지만 현재로선 목원대의 박영태 이사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로 한 것 외엔 경영진이나 비리당사자가 직접 수습에 나선 곳은 없다. 오히려 교육부가 일부 이사진의 임원취임승인을 취소를 한 경우에도 이에 반발해 행정소송이 이어지면서 인적 청산은 늦어지고 있다. 교육부도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비리연루자의 학교운영에 참여를 원천 차단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담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2018년까지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학혁신위원회는 아직 관련 논의를 시작도 못했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대학평가에 앞서 확실한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도입과 지배구조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관련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