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미 산업 상황 따라 선별 쿼터 면제 가능’ 포고문 서명
국가별 관세 면제 외 품목별 수입량 제한 예외 길 열려
특정 요건 충족해야 가능… 미 상무부 심의로 결정
쿼터 채운 강관류 숨통 기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무역 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국가 면제' 받은 나라도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품목별로 쿼터제한 면제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서에 서명했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냉연제품 창고에 쌓인 수출용 철강 제품들. 뉴스1

미국이 애초 우리나라에 허용하지 않았던 ‘철강 수입 할당량 제한(쿼터) 면제’에 대해 품목별 예외를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승인하는 품목은 ‘25% 관세’나 ‘70% 수출 쿼터’ 적용을 모두 받지 않고 수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강관류 등 이미 쿼터를 채운 품목의 경우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되지만, 미국 업체의 신청을 받아 미국 정부가 쿼터 면제를 결정하는 만큼 우리로선 또 다른 ‘민원’ 부담을 안게 됐다.

로이터 통신은 2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의 철강 쿼터와 아르헨티나의 알루미늄 쿼터에 대해 미국 산업의 상황에 따라 선별적인 면제를 허용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한국, 아르헨티나, 브라질은 앞서 미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품목별 수출제한 쿼터(한국은 2015~2017년 수출 물량의 70%)를 수용했는데, 이들 나라에도 일부 품목에는 쿼터 제한까지 두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는 다분히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반영한 조치다. 앞서 미국은 한국 등 관세 면제를 위해 쿼터를 수용한 국가들에 품목 예외는 허용하지 않기로 했지만, “미국 내에서 관련 업체들이 충분한 양과 품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국가 안보상 고려가 필요할 경우” 해당 품목에 관세 또는 쿼터를 면제해 주기로 방침을 바꿨다.

그간 우리 정부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문 등을 통해 미국 측에 지속해서 “한국에도 품목 예외가 가능하도록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다만 품목 예외는 미국 현지 기업이 신청해 미국 상무부가 심의해 결정한다. 최종 목적인 쿼터제 완전 해제는 아니지만 국내 철강업계 반응은 긍정적이다. 강관류 등 이미 쿼터를 채운 품목의 경우엔 숨통이 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쿼터 면제를 받기 위해 또 다른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점은 부담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고문에는 쿼터 면제를 검토하겠다는 내용만 있어 향후 실제 결과는 알 수 없다”며 “다만 그간 막연히 정부의 설득과 기업들의 아웃리치(우호세력 접촉)에만 의존하던 데서 벗어나 쿼터 면제를 위한 공식 루트가 생겼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철강업체들의 주가가 대거 상승했다. 문배철강은 전날보다 20.73% 급등했고, 휴스틸(12.03%), 포스코강판(10.53%), 부국철강(8.59%), 하이스틸(7.01%), 영흥철강(6.50%) 등도 크게 올랐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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