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윗 통해 ‘깜작 발표’… 맥간 본인도 놀라
“자기방어 차원서 뮬러 특검에 광범위한 협조 제공”
최근 NYT 보도로 트럼프-맥간 관계 최고조로 악화한 듯
폴리티코 “두 사람, 서로 피하기만… 말도 거의 안 섞어”
도널드 맥간(왼쪽) 미국 백악관 법률고문이 지난 6월 21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맥간 미국 백악관 법률고문이 올해 가을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의 인준 청문회가 끝나는 대로 백악관을 떠나기로 한 사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확인됐다. 맥간 고문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러시아와 트럼프 후보 캠프의 내통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에 광범위한 협력을 했다고 최근 지목된 인사다. 두 사람의 관계가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 고문 도널드 맥간이 이번 가을 브렛 캐버노 판사의 인준(희망사항) 직후에 직을 그만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도널드와 오랫동안 일해 왔고, 그의 공직 봉사에 진심으로 감사히 여긴다”고 썼다. 구체적인 사임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8일 “맥간 고문이 뮬러 특검에 지난 9개월간 최소 3차례, 30시간의 조사를 받았다”며 “그는 트럼프 대통령 보호보다는 ‘자기방어’ 차원에서 광범위한 협력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대선 캠프 시절부터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맥간 고문의 사임과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백악관 내부가 취약해진 상황에서 이뤄지게 됐다”면서 그 시점에 주목했다. 맥간 고문은 워싱턴 법조 인랙이 두터워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 관리들의 가교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뮬러 특검 수사에 있어서도 비공식적 중재를 해 왔다고 WP는 덧붙였다.

사실 맥간 고문이 캐버노 후보자 인준 청문회가 끝나면 사임할 것이라는 이야기는 그 동안 백악관 내에선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공표는 맥간 고문 본인도 모르는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트윗’을 통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맥간 고문 본인은 물론, 다른 백악관 참모들과도 별다른 협의를 거치지 않고 그의 사임 계획을 발표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WP는 맥간 고문의 지인을 인용해 “맥간도 놀란 상황”이라고 전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맥간 고문에 대한 그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문제의 NYT 보도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맥간은 좋은 관계”라면서 관계악화설을 부인했던 백악관 해명과는 달리, 이제는 더 이상 두 사람이 함께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직 관리, 백악관과 가까운 공화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맥간 고문은 거의 대부분 서로를 피하기만 했고, 필수 업무 외엔 거의 말도 섞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관계가 붕괴 수준에 이른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 최소화를 위해 맥간이 충분한 역할을 못한다는 트럼프의 믿음이 확고해지면서 두 사람은 격렬히 충돌했다는 게 주변의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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