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법무법인 한결 ‘로비스’ 개발
지번 넣으면 각종 등본 자동분석
매매 안전성 등 종합평가 출력
고대의료원 참여 ‘3A’는 약 처방
SK C&C가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D.N.A 2018’ 참가자가 국내 최초 법률 AI 서비스를 체험하고 있다. SK 제공

AI가 법률 자문을 하고, 환자 맞춤 항생제를 처방하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왔다.

SK㈜ C&C가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 ‘D.N.A(Digital Native Accelerator) 2018’는 조만간 펼쳐질 AI의 활약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장이었다.

그 중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린 곳은 국내 최초의 법률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비스(Lawvis) 부스다. SK가 법무법인 한결과 1년간 공동 개발한 로비스 사이트에 접속해 입력창에 지번을 입력하니, 2분 정도 지나자 ‘권리분석보고서’가 생성됐다.

파란색의 ‘안전’이란 종합평가 결과 아래 해당 부동산의 기본사항과 검토자료, 검토 결과, 변호사 코멘트 등이 자세히 적혀 있는 보고서였다. AI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 등 공공사이트에 접속해 등기부 등본과 건축물대장을 분석한 뒤 매매해도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AI는 임대인과 임차인의 기본 정보와 계약 조건 등을 입력하면 계약서까지 작성할 수 있다.

김민호 기자

현재 200여 부동산중개업소들이 법률 리스크를 진단하는 로비스의 권리자문 기능을 테스트하고 있다. SK는 판례 검색과 생활법률 서비스도 가능하지만, 권리자문을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한결 소속 추새아 변호사는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어도 AI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일일이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하고 검토해야 하는 수고를 덜었다”고 말했다.

SK C&C의 ‘D.N.A 2018’에서 SK 직원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스 서비스(3A) 챗봇을 시연하고 있다.

SK C&C가 지난해 고려대의료원과 함께 시작한 에이브릴 항생제 어드바이저 서비스(3A)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채팅로봇(챗봇)에 성별, 연령대, 질환 등을 입력하면 챗봇이 그에 맞는 항생제와 투여량 등을 추천해 준다. 3A는 전문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한 솔루션인데, 이날 일반인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전문의용은 추천 항생제 성분과 관련 논문, 부작용, 주의사항까지 제공한다. SK C&C 관계자는 “고대 안암병원에서 베타 테스트가 끝나면 안산과 구로병원에서도 테스트해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가 빠르게 생활 속으로 들어와 단순 업무뿐 아니라 법률 의학 등에서도 큰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사용 중인 자기소개서 분석이나 콜센터 고객 문의 대응, 사람 얼굴 인식ㆍ분석 등을 넘어 법률 자문을 하고 항생제를 처방하는 AI를 만날 날도 멀지 않았다.

개발한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서비스를 이날 한 자리에서 몽땅 선보인 SK C&C 디지털 총괄 이기열 부사장은 “고객과 부딪혀가며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한 지난 3년 동안 ‘연결’보다 중요한 것은 ‘운영’이란 것을 알게 됐다”며 “이 같은 플랫폼을 기반으로 각각의 산업에 맞는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SK C&C 디지털 총괄 이기열 부사장이 3년간 개발한 디지털 솔루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 제공

국내외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실생활용 AI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아직은 기술적, 사회적인 한계도 존재한다. 수십 년간 이어온 사회경제 질서를 뒤바꿀 수 있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비도 시급하다. SK C&C가 부동산중개인을 대상으로만 법률 AI 테스트를 진행하고, 의료용 AI는 국내 의사용으로만 개발한 것도 기존 틀을 흔들 경우 발생할 후폭풍을 고려한 것이다.

의료용 AI인 3A를 공동 개발한 고려대의료원 손장욱 감염내과 교수(AI센터장)는 “의료 분야 AI가 단순 반복작업을 없애고 진단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라 더 많은 데이터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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