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강원 춘천시 강촌유원지 인근 북한강에서 폭우로 불어난 강물에 승용차 2대가 고립돼 있다. 이 사고로 차량에 타고 있던 시민 4명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춘천=연합뉴스

중부지방에 잇따른 게릴라성 폭우가 덮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인명사고를 포함한 피해가 곳곳에서 발생하는 가운데 30일까지 최대 250㎜ 이상의 비가 지역 간 큰 편차를 보이며 내릴 것으로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은 29~30일 서울ㆍ경기 북부 및 강원영서 북부지방의 누적 강수량이 100~200㎜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예보했다. 경기 남부, 강원영서 남부지역은 50~100㎜(최대 150㎜ 이상), 강원영동, 충청, 경북 북부 및 전라 지역 등은 30~80㎜, 경북 남부 및 경남, 제주 등지에는 10~50㎜의 비가 예상된다. 기상청은 29일 오후 서울과 경기 및 강원 북부 대부분 지역에 호우 특보를 발효 중이다. 30~31일에는 전라남북도를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대략적인 예상 강수량을 제시했지만 비구름대의 위치가 시시각각 자리를 바꾸고 있어 구체적인 예보에 애를 먹고 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같은 서울이라도 강북권과 강남권의 강수량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등 좁은 지역간에도 편차가 아주 심하다”며 “서울, 경기 등으로 나눴던 예보 지역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무렵부터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이번 폭우의 예측 가능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비구름대를 품고 있는 정체전선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상공에는 한반도 북쪽의 차가운 공기와 우리나라 남쪽에 위치한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충돌하면서 폭이 좁은 정체전선이 동서로 길게 형성됐는데 둘 중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 세력이 비등한 상황에서 이동성 고기압 등 소규모의 기상 변수도 국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 28일 밤 급작스러운 호우경보와 함께 서울 등 중부지역에 게릴라성 폭우가 덮친 것은 황해남도 해주 부근에서 발생한 소규모 이동성 고기압이 북상하는 정체전선을 가로막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폭우가 계속 되면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29일 오전 4시 50쯤부터 1시간 동안 113.5㎜의 비가 내린 강원 철원(동송)은 20여건의 주택 침수피해가 접수됐고 수확을 앞둔 농경지 20㏊ 이상이 침수됐다. 철원 지역 중ㆍ고교는 이날 휴업을 결정했고 일부 등교가 이뤄진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조기 귀가시키기도 했다.

강원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37분쯤 철원군 서면 와수리 산악도로를 달리다 불어난 물로 인해 차량에 갇힌 박모(57)씨 등 2명을 구조했다. 오후에는 춘천 강촌유원지 인근 북한강에서 폭우로 승용차 2대가 불어난 강물에 고립돼 탑승자 4명이 소방대원에 의해 구조됐다. 앞서 28일 오후 7시50분께는 서울 노원구 동부간선도로 월릉교 부근에서 차량이 침수되면서 익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하천 등이 불어나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경기 파주시 비룡대교 일대에 홍수주의보를, 연천군 전곡리 사랑교 일대에도 홍수주의보를 내렸다. 북한강 수계 댐인 춘천댐, 의암댐, 청평댐, 팔당댐은 수문을 열고 수위조절에 나섰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부 지방 곳곳에 30일 낮까지 시간당 40㎜ 이상의 강한 비가 예상되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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