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제 근로자 10년간 140만명 급증
“국민에 안좋은 일자리로 인식”
상용직 등 일시적 비정규직 빼고
비임금 특수고용직은 편입 검토
“일자리 실적 부풀리기” 눈초리도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노사정 토의 및 결과보고 채택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사정이 모든 시간제 근로자를 비정규직으로 집계하는 통계 방식을 16년 만에 손질한다. 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는 비임금 근로자까지 조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당장 비정규직 규모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일각에서 최근 통계청장 교체에 이은 ‘통계 마사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는 모습이다.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산하 비정규직 통계 개선 태스크포스(TF)는 29일 서울 종로구 일자리위원회에서 ‘비정규직 통계 개선을 위한 노사정 토의 및 결과보고 채택’ 행사를 갖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현행 비정규직 통계는 2002년 노사정위원회 비정규직근로자대책특위의 합의를 통해 만들어진 탓에 그 동안 변화한 노동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16년 만에 이뤄진 이번 노사정 합의는 일시적으로 시간제 근로를 하는 정규직이나 상용직을 비정규직 통계에서 발라내는 것이 골자다. 현행 통계에서는 정규직 전일제 근로자가 임신이나 육아, 질병 등으로 단축근무를 하는 경우도 비정규직으로 본다. 이목희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이 같은 조사방식이) 국민들에게 모든 시간제 일자리가 안 좋은 일자리라는 인식을 심었다”고 지적했다. 또 시간제 일자리라도 정규직 특성이 강한 일자리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시간제 근로자는 2008년 123만1,000명에서 지난해 266만3,000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이 중 정규직 성격을 가진 계약기간 1년 이상의 상용직은 같은 기간 2만2,200명(1.8%)에서 33만5,500명(12.6%)으로 급증했다. 이 부위원장은 “시간제 근로자의 다양한 특성이 파악될 수 있도록 보완해 내년 8월부터 시험조사를 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시간제 근로자 현황/ 강준구 기자/2018-08-29(한국일보)

아울러 사업자 등록증이나 사업장을 가진 비임금 특수고용직도 관련 통계에 편입시키기로 했다. 특수고용직이란 형식상 사업주와 대등한 계약을 맺은 자영업자지만, 사업주와의 계약이 해지되면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라 실제로는 근로자 성격이 강한 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택배기사, 골프장 캐디 등을 말한다. 특수고용직은 관련 기술 발달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일거리를 받는 이른바 ‘플랫폼 근로자’까지 포함하며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지만, 현재 통계청 조사에서는 임금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해당 여부를 따지다 보니 오히려 특수고용직 규모는 2008년 60만6,000명에서 2017년 49만7,000명으로 줄어들었다. 노동계는 국내 특수고용직이 229만6,00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통계 방식 변경으로 전체 비정규직 규모에 당장 변동은 없다. 금재호 TF위원장은 “비임금 특수고용직과 정규직 특성이 강한 시간제 근로자를 비정규직 숫자에 반영할지는 향후 1, 2년 간 통계 안정화 단계를 거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통계청장 교체와 맞물려 일자리 관련 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통계 마사지가 아니냐는 논란도 나온다. 금 위원장은 이에 대해 “비정규직 규모를 줄이거나 늘리려는 의도는 추호도 없었고, 통계 개선으로 실제로 어느 정도 규모 변동이 있을지도 알 수 없다“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달라진 현실에 맞게 비정규직 통계를 개선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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