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상 인력 운용 규정 애매
겸직금지 따른 수입 감소 호소
“수사보다 공소유지 어려울 것”
'드루킹' 김동원 씨의 댓글조작 의혹을 수사해온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있는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룸 모습. 연합뉴스

60일간의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수사를 마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향후 재판 진행을 위한 공소유지 인력을 기존의 5분의 1이하 수준으로 대폭 줄여 운용할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특검법에 따로 공소유지 인력 규모를 규정해 두지 않은데다, 개인 사정을 들어 공소유지에서는 빠지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인사들이 많은 탓이다.

공소유지는 허 특검과 박상융 특검보, 파견검사 2명을 포함해 15명 정도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특검과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파견공무원 35명, 특별수사관 35명 등 87명으로 구성돼 있었다. 한 특검 관계자는 “아직 잔류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인사도 있어 최종 명단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6일로 예정된 드루킹 재판준비기일은 차질 없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폭 줄어든 인력 탓에 공소유지가 수사보다 더 어려울 것이란 말이 내부적으로 나온다. 여기에는 특검법의 인력 운용 규정이 애매하거나 불합리한 탓도 작용한다. 특검법은 공소유지 인력을 최소한의 범위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예산을 고려하지 않을 수도 없어 적정 인력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다. 허 특검도 수사결과 발표에서 “공소유지를 위한 검사 및 검찰수사관의 파견근무에 대한 명시적 규정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일부 특검 인사는 재판이 얼마나 장기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겸직금지에 따른 수입 감소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법에 따라 공소유지 기간 동안은 특검이 기소한 사건 외에 다른 사건을 수임할 수 없다. 드루킹 사건의 경우 7개월 내 재판을 끝내도록 하고 있지만 권고 규정에 불과하다. 실제 국정농단 재판이 1년 반 동안 지속되면서 국정농단 특검팀에선 이탈자가 속속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킹 특검 관계자는 “공판 과정에선 이해관계가 충돌되는 사건이 아닌 한 겸직을 풀어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소유지 인력이 대폭 줄어들 경우 재판의 성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결정적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김경수 경남지사 측과의 진실게임이 치열해질 전망인 가운데, 특검과 달리 김 지사 측은 변호인단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검사출신 3명 등 총 5명으로 구성된 변호인단에 더해 판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 영입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농단 특검팀에 참여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 당시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 100여명이 달라붙어 수백 쪽의 의견서를 쏟아냈는데, 그 절반도 안 되는 공소유지 인력으로 대응하려니 말도 못하게 힘이 들었다”며 “재판이 시작되면 수사 때보다 일이 적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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