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위 부위원장 한국일보 인터뷰

일자리 정책 컨트롤타워는 단연코 일자리위
지난달 취업자 5000명 쇼크, 국민께 매우 죄송
외부요인 크지만 정부의 준비ㆍ대응책도 미흡
올해 당장 고용 악화 개선은 쉽지 않아
내년 하반기 신규 취업자 20만명대 회복시킬 것
김&장 엇박자, 연말까지 변화 없으면 국민 뜻 따라야
기재부 혁신성장 추진 내용ㆍ속도 모두 너무 빈약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근로시간 단축 대책 노력 부족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집무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정부의 준비 부족, 말 뿐인 혁신성장 등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5,000명에 그친 지난달 취업자 수 증가폭은 ‘고용 쇼크’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때 30만명을 넘나들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1만명 이하로 급전직하 하리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일자리 대통령’을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5월10일 취임과 동시에 업무지시 1호로 설치한 일자리위원회로선 고용 악화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 지난 4월 사실상 수장(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 취임한 이목희(65)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미래에 대한 확신은 가득 차 보였다. 지난 28일 서울 광화문 일자리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부위원장은 “내년 하반기 취업자 수 증가폭을 20만명 중후반대 수준으로 올려놓겠다”고 장담했다. 혁신성장과 규제 완화를 강조하면서도 “선진복지국가가 걸어온 길”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했고, 특유의 직설 화법으로 내각과 청와대 인사들을 거침 없이 평가했다.

인터뷰=이영태 정책사회부장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쳤다. 어떻게 평가하나.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여러 가지 설명할 수 있는 말들이 있긴 하지만 우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대통령이 최근 ‘전체적으로 보면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언급했는데, 현 상황과는 괴리가 크다.

“고용률이 괜찮게 유지되고 있고, 상용근로자 수가 늘어나는 점,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증가한 점 등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유리한 통계만 뽑아서 내세우려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많은 언론들이 (일부 고용 통계를) 과도하게 침소봉대하고 정치적 공격을 가한다. 그걸 반박하려 다른 숫자들을 들다 보니 그렇게 비춰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정부 내에서 정책 컨트롤타워 논란이 많다. 일자리 정책의 컨트롤타워는 어디인가.

“일자리위원회다.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 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하고 점검하는 컨트롤타워다. 또한 일자리 정책에 관한 모든 부서를 통솔하는 상급조직이다.

-그렇다면 고용 악화의 원인과 책임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일자리 상황이 나쁜 원인을 먼저 살펴보자. (정부 외부 요인과 내부 요인을)정확히 몇 대 몇으로 나눠 계량하긴 어렵다. 그래도 훨씬 많은 요인은 노동인구 감소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인 에코세대의 노동시장 진입, 자동차와 조선 산업의 구조조정 등 외부 요인에 기인한다. 그보다 적긴 하지만 정부가 책임져야 할 내부 요인도 있다. 규모 있는 일자리 정책을 위한 예산이 올해 없었다. 또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 사전 준비와 사후대응이 부족하고 미흡했다. 투자나 고용할 수 있는 재계와의 소통도 부족했다.”

-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때문에 일자리가 줄었다는데 동의한다는 건가.

“그렇지 않다. 단기적ㆍ마찰적으로 저임금 일자리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있지만, 최저임금이 장기적ㆍ구조적으로 일자리를 줄였다는 그런 조사나 연구보고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 최저임금 인상에 소상공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지 않나.

“정부의 대응 잘못이다. 올해 최저임금이 대략 어느 정도 인상될 것이라는 건 정부가 대략은 전망하고 있었을 거다. 10%대 인상을 한다면 소상공인과 영세자영업자들이 강한 불만 토로할 것이란 건 명약관화한 일이었다. 각 부처가 그런 상황을 예견하면서 사전 준비를 했다면 소상공인들의 반응도 좀 달랐을 것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서도 정부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가령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가 그렇다. (현재 최대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이나 1년으로 늘려달라고)재계가 열심히 요구하는데 정부는 ‘법에 2022년까지 개선안을 마련한다고 돼 있다’는 발언만 계속 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노든 사든 국민이 불편하다고 하면 경청하고, 빨리 해결해 줘야 하는데 답답한 일이다. 2022년까지 갈 것도 없이 실태조사를 해서 당장 할 수 있다. 또 시외버스나 보건업, 건설업, 방송콘텐츠 업종 등 근로시간 단축으로 어려워진 업종에 대한 보완대책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최근 ‘김&장’(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의 엇박자가 계속 부각된다.

“공직자들 사이에 작은 의견 차가 있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건강한 토론이 있으면 좋다. 다만 그걸 국민들이 ‘저 사람들은 왜 다른 소릴 해’ ‘왜 엇박자를 내고 있어’ 이렇게 받아들인다면 공직자는 따라야 한다. 국민이 요구하면 두 사람이 같은 소리를 해야 한다. 사전에 조율을 해서라도 입을 맞춰야 한다. 일단 연말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때도 국민들이 보기에 두 사람 도저히 안 된다고 하면 국민 뜻을 따라야 한다.”

-방송 인터뷰에서 청와대 일각에서 보수진영 주장에 끌려 다닌다고 언급했는데.

“하도 공세가 거세니 소득주도성장은 뒤에 놓고, 혁신성장과 규제개혁을 앞에 놓고 나가면서 뭘 해보는 게 좋지 않느냐 이런 분위기가 감지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톤을 낮출 수 있고 단어 선택을 달리할 수는 있다. 그래도 가야 할 길은 가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은 선진복지국가가 걸어온 길이고, 성공한 길이다. 우리도 그 길을 가야 한다.”

-고용 개선에 대해 ‘연말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장하성 실장의 전망이 동의하나.

“우선 옛날처럼 월간 신규 취업자 수가 30만~40만명이던 그런 시대는 (인구구조 변화 등으로)오지 않는다. 20만명 중반대면 그게 ‘베스트’라고 본다. 올 연말에 그런 수치로 갈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정부 정책인 예산이 반영돼 집행돼야 효과가 나타나는데, 올해 일자리 정책에 반영된 예산이 너무 적다. 일자리가 좋아지려면 내년 예산이 집행돼야 한다. 내년 2분기까지는 상당히 개선되고, 내년 하반기에는 괜찮은 지표가 나올 것으로 본다. 20만명 중반대에 근접하는 수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 정부 예산으로 민간 일자리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 혁신성장과 규제 완화를 강조했는데.

“고백하자면 정부가 말한 혁신성장은 내용이 매우 빈약하고 속도도 정말 안 나오고, 답답하다. 혁신성장이 뭔지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기획재정부가 혁신성장의 상을 그리고 내용을 채워서 국민들이 혁신성장이 뭔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규제개혁은 국민생활에 명백한 위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준비 중인 일자리 대책이 있나.

“9월 초 7차 일자리위원회를 열고 소프트웨어, 보건의료, 지식재산 기반 일자리 대책을 발표할 것이다. 10월 초에는 신산업 일자리 대책을 내놓을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와 자율자동차 관련 업종 일자리 대책이 담길 것이다.”

정리=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프로필

▲1953년 경북 상주 출생 ▲김천고, 서울대 무역학과 ▲한국노동연구소장 ▲제17대, 19대 국회의원(서울 금천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 사회경제민주화위원장

◆관련기사: 이목희 “김&장 엇박자, 연말까지 변화 없으면 국민 뜻 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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