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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5% 수익... 투자 몰리는 ‘옵션 매도형 E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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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5% 수익... 투자 몰리는 ‘옵션 매도형 ETN’

입력
2018.08.30 04:4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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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만기 콜옵션ㆍ풋옵션

미리 팔아 수익 얻는 전략 활용

코스피 200 박스권 유지하면

짭짤한 수익 얻는 구조

한투 ‘양매도’ 삼성 ‘풋매도’ 등

1조원 규모 성장 ‘인기몰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지루한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옵션 매도 전략(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콜옵션, 풋옵션을 미리 팔아 수익을 얻는 전략)을 활용한 상장지수증권(ETN)이 어느 새 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코스피 200 지수가 박스권을 유지하면 연 평균 5% 안팎의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여서 투자자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코스피 양매도 ETN’과 삼성증권의 ‘코스피 풋매도 ETN’ 등 ‘옵션 매도형’ ETN 4종목의 지표가치 총액(시가총액)이 이날 종가 기준 9,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시장에는 총 195개의 ETN 종목이 상장돼 있는데 네 종목의 지표가치 총액만 더해도 전체(5조8,805억원)의 17%를 차지한다.

[저작권 한국일보] 코스피200 옵션 매도형ETN 송정근 기자/2018-08-29(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 코스피200 옵션 매도형ETN 송정근 기자/2018-08-29(한국일보)

대표적인 상품이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5월 선보인 ‘트루 코스피 양매도 5% ETN’이다. 이날 기준 지표가치 총액이 8,464억원을 기록했다. 상장 당시에는 200억원어치(200만주)만 발행했지만 인기를 끌면서 추가 발행을 거듭해 현재 8,000만주가 상장돼 있다. 이 상품을 설계한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차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의 보수를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옵션 매도형 ETN이 인기를 끈 것은 코스피 200 지수가 매달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하지 않을 경우 연간 5%가량 수익(옵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투증권의 ‘트루 코스피 양매도 5% ETN’은 옵션 만기일(최종거래일)의 코스피 200지수를 기준으로 5% 높은 가격의 콜옵션(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주식이나 지수를 살 수 있는 권리)과 5% 낮은 가격의 풋옵션(미리 정해놓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을 동시에 판다. 다음달 옵션 만기일까지 한 달간 코스피 200 지수가 5%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면 옵션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실제보다 높은 가격에 권리를 행사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옵션을 판 투자자가 수익을 고스란히 남길 수 있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상장한 ‘풋매도 ETN’은 코스피 200 지수보다 3% 낮은 가격의 풋옵션만 매도하는 전략이다. 코스피 200 지수가 한달간 3%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수익을 얻는데, 콜옵션을 팔지 않았기 때문에 지수가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더라도 이익이다.

투자자의 수익률은 두 증권사가 한국거래소와 공동 개발한 ‘양매도 5% 지수(한투증권)’, ‘풋매도 3% 지수(삼성증권)’에 따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은 양매도 5% 지수의 수익률이 5.23%로 풋매도 3% 지수(3.40%)보다 다소 높았지만 3년간 연 평균 수익률은 풋매도 3% 지수(7.40%)가 양매도 5% 지수(5.67%)를 뛰어넘는다.

옵션을 미리 팔아 수익을 챙기는 ETN 상품이 인기를 끌자 다른 증권사들도 유사한 전략의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한국거래소와 함께 ETN 발행을 위한 기초 지수를 개발했다. 처음 양매도 ETN을 내놓은 한투증권은 28일 기존 상품에 비해 수익 실현 구간이 좁은 대신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추가로 상장했다.

파생상품을 조합해 만든 ETN인만큼 위험 부담도 뒤따른다. 코스피 200 지수가 한달간 3~5% 이상 움직여 옵션을 사들인 투자자가 권리를 행사하면 옵션을 판 투자자(증권사)가 수익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옵션 매도형 ETN은 지수가 예상 범위 내에서 움직인다면 초과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파생 상품을 기초로 한 만큼 변동성이 커질 경우에는 예상치 않은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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