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ㆍ임대ㆍ중개업…
전체 기업대출서 20% 차지
음식ㆍ숙박 등 대출 증가폭도 최대
강준구 기자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대표 업종인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 대출 증가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분기 기업대출 증가액의 절반은 부동산업으로 쏠렸다. 전체 기업대출에서 부동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도 20%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은 29일 이같은 내용의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발표했다. 기업(법인 및 개인사업자)이 은행 또는 2금융권에서 빌린 돈을 집계한 통계로, 2분기 기업대출은 전분기 대비 12조8,800억원 늘었다. 직전 분기인 1분기(+18조3,000억원)보다는 증가액이 적은데, 제조업 대출 증가액이 감소(1분기 4조2,000억원→2분기 5,000억원)하고 건설업 대출도 4,000억원 줄어든 영향이다.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2분기에는 기업이 상반기 결산을 위해 부채를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업(+7조원)과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6조원)의 대출 증가폭이 특히 컸다. 부동산업은 부동산 개발ㆍ공급업(시행사), 임대업, 중개업 등을 포괄하는 업종이다. 전년동기 대비 부동산업 대출 증가액(+3조3,100억원)은 재작년 3분기(+2조600억원) 이래 7개 분기 연속 늘었다. 부동산업 대출이 전체 기업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잔액 기준)도 올해 3월 말 19.5%에서 6월 말 20.0%로 증가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부동산업에 대출이 쏠리는 것은 은행 등이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편승해 일종의 모멘텀투자(가격이 오르는 자산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 대출 증가액은 전분기 대비 기준으로 역대 최대였다. 이종현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해당 업종에 진입한 사업자 수가 늘어난 것이 대출 증가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2분기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종에서 새로 설립된 법인 수는 6,524개로 1분기(6,283개) 대비 3.9%, 지난해 2분기(5,279개) 대비 23.6%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과일ㆍ채소 도매업, 전자상거래 소매업의 신설법인 수가 특히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출 쏠림 양상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도소매ㆍ음식ㆍ숙박업은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를 위시한 자영업자로 대거 진입해 시장이 포화됐다는 점에서, 부동산업 대출은 부동산 가격이 경기 하강기에 하락하기 쉽다는 점에서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교수는 “한쪽에선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자산가가 돈을 벌고 다른 한쪽에선 노동시장에서 소외된 이들이 자영업으로 밀려드는 우리 경제의 ‘슬픈 단면’이 대출 쏠림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