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명 대상’ 목표 할당 후 집행
마구잡이식 지급에도 불구
7월 말 기준 3만여명 신청 그쳐
2019년 예산엔 목표치도 확대
“저효율ㆍ고비용 정책 계속” 지적

기획재정부 제공

정부가 중소기업 사장에게 신규 채용자의 임금을 일부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신청자가 7월말 기준 정부 올해 목표치의 30%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정부는 책정된 예산을 소진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산하 지방청별로 목표치를 부과하고, 일부 지방청은 이에 따라 마구잡이식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세금으로 임금을 보전해 주는 정책은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정부는 내년 관련 예산과 목표치를 2배 이상 늘려 지원하기로 했다.

29일 기획재정부,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올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신청자는 7월말 기준 3만521명이다. 정부의 올해 목표치 10만명의 30%에 불과한 셈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은 민간 일자리 확대를 위한 현 정부의 핵심 일자리 대책이다. 정부는 작년 8월부터 중소기업이 3명을 새로 고용할 경우 1명에게 연간 667만원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신청 업종에 제한이 있고 지원금액이 낮아 신청률이 저조하자 정부는 지난 4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면서 지원 규모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 3월15일 이후 15~34세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중소ㆍ중견 기업에 1인당 연간 900만원씩 3년간 총 2,700만원의 임금을 보전하도록 지원 규모를 키운 것이다. 이에 따라 애초 1,920억원이던 관련 예산은 추경 예산 1,487억원이 더해지면서 3,407억원으로 커졌다. 그러나 실제 신청자 수는 연간 목표치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는 셈이다. 수혜 대상 검토 등 정책 설계를 잘못한 결과다.

목표치를 설정하고 예산을 집행하다 보니 국민 혈세를 민간 기업에 퍼주는 일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1인당 연간 900만원의 임금을 보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올해 3월 15일 이후 채용한 기업이다. 그 이전 입사자에 대해서는 지원책이 강화되기 전 제도를 적용 받기 때문에 세 번째 채용자에 한해서만(이른바 2+1) 연 667만원의 임금을 보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한 지방청 관계자는 “실제 집행할 때는 1월1일~3월14일 채용자가 단 1명이어도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지방청별로 목표치를 할당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편법 지급을 부추기고 있다. 당초 정부의 올해 청년추가고용장려금 목표치는 9만명이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10만명까지 장려금 지급이 가능하다며 각 지방청에 할당이 이뤄졌다. 또 다른 지방청 관계자는 “예산 소요액을 봤을 때 10만명까지 지급이 가능하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라고 귀띔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한 지방청은 ‘전국 실적 대비 10% 포인트를 초과하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자료까지 냈다. 사실상 할당 목표를 시인한 셈이다. 해당 지방청 관계자는 “지원 목표인원이 조기 마감될 수 있으므로 사업주는 서둘러 신청하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저효율ㆍ고비용 정책이 내년에는 더 확대된다는 데 있다. 정부는 전날 발표한 2019년 예산안에서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예산을 올해보다 52% 확대한 7,135억원으로 편성했다. 목표치도 18만8,00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엉뚱한 곳에 국민 혈세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자리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은 도덕적 해이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한계를 드러낸 만큼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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