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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이해찬 대표, 이야기 잘 들어줘… 생각 다르면 치열히 논쟁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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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이해찬 대표, 이야기 잘 들어줘… 생각 다르면 치열히 논쟁할 것”

입력
2018.08.30 04:4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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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초선 첫 1위 선출 기록 

 책임감에 기쁨보단 걱정 앞서 

 소득주도성장 안착시키기 위해 

 黨이 반대 공무원 견제해야 

 文정부 성공 위해 소통 주력 

 약자들의 목소리 대변할 것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지난 25일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 이변은 8명의 후보가 겨룬 최고위원 선거에서 초선 의원 두 명의 동시 당선이었다.

40대 초선으로는 이례적으로 1위와 4위로 지도부에 동반 입성한 박주민 의원과 김해영 의원 얘기다.

두 초선 의원을 향한 당 안팎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당내 영향력이 막강한 이해찬 대표의 독주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지, 신진세대로서 당에 얼마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것인지가 관심이다. 박 의원과 김 의원 모두 28일 한국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항간의 기대에 대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할 말은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다만 ‘할 말’의 결은 각자 걸어온 길만큼이나 달랐다. ‘거리의 변호사’에서 당 지도부까지 입성한 스타 정치인 박 의원은 “정당 소통을 아래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지층의 목소리를 아래로부터 위로 증폭시키는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이다. 당내 최연소 의원에서 지도부까지 단번에 올라선 ‘라이징 스타’ 김 의원의 관심사는 당내 세대혁신이다. 그는 “시스템을 통해 청년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고 청년들의 목소리를 키우겠다”며 위로부터의 변화를 약속했다./ 편집자 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킨 박주민(45ㆍ서울 은평갑) 최고위원은 40대 초선 의원 최초로 여당 최고위원 1위로 선출됐다는 기록을 남겼다. 선거전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며 당선이 무난할 것이란 예상이 있긴 했지만, 막상 지지율 21.28%로 1위를 기록하며 2위 박광온 최고위원(16.76%)을 크게 따돌리자 당 역사상 기념비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주민 1위’의 효과는 당 안팎에 신선한 바람을 안겼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엄청난 부담감으로 다가온 듯 했다. 28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 의원은 1등 당선자치고는 상당히 어두운 표정이었다. 박 의원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1위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결과 발표를 듣는 순간 ‘탁’하고 가슴이 무거워지더라”면서 “1년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지지자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얼마나 열심히 해야 할지, 뭘 해야 할지를 생각하면 기쁨보단 걱정이 앞선다”고 답했다.

사실 박 의원의 독특한 이력을 돌이켜보면 그가 이번 전대에서 ‘힘없는 자들의 힘’을 슬로건으로 내세워 압도적인 1위로 당선된 게 ‘대이변’은 아니다. 20대 국회에 들어오기 전 10여년 동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활동한 그는 쌍용차 노동자 해고사태, 용산참사, 밀양송전탑 갈등 등 굵직한 갈등이슈의 현장에서 약자를 대변하는 ‘거리의 변호사’로 살아왔다. 특히 세월호 참사 때는 유가족의 법률대리인을 맡으며 ‘세월호 변호사’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2016년 총선 당시 문재인 대표의 영입으로 서울 은평갑에서 당선된 후에도 백팩을 매고 쪽잠을 자는 ‘거지 갑’ ‘열일 국회의원’으로 알려지며 유명세를 탔다. 여기에 강남 태생에 대원외고ㆍ서울대 법대 졸업, 사법고시 패스 등 화려한 스펙에도 늘 약자를 위해 일했던 이력과 ‘무한도전’ 출연으로 쌓은 인지도로 ‘스타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한 지는 꽤 됐다.

박 의원은 압도적인 지지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으로 당선 당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달린 축하 댓글 700여 건을 전부 읽어봤는데 그동안 선명하게 이야기해 왔던 ‘약자를 위한 정치’에 대해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해주셨다”면서 “저에 대한 지지는 당이 앞으로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같은 40대 초선인 김해영 의원과 지도부 동반입성을 당내 세대교체 열망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한 진단은 아니다”면서 “세대교체를 위해 초선 의원을 지지했다기보다는 개별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김 의원과는 같이 활동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겠지만 워낙 관심 분야가 다르다”고도 했다.

초선 의원에서 소위 ‘수석 최고위원’으로 한 단계 도약한 박 의원의 현재 관심은 정부와 당의 명운을 결정할 소득주도성장론을 향해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소득주도성장을 안착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국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동시에 반대하는 공무원을 견제하는 역할이 필요한데 그게 바로 지금 당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자신의 인지도와 현장성을 활용해 정책 추진의 동력이 될 소통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논평만 하는 죽은 최고위가 아니라 현장에 가서 당원을 만나고 정책 기획과 소통을 하는 활발한 최고위가 돼야 한다”면서 “탑-타운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과거 당 운영 방식을 벗어나 당원들이 직접 라운드테이블에서 제안하고 논의한 아이디어를 상향식으로 올리는 방식의 ‘정책 전당대회’ 형식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소야대의 국회 지형과 지지율 하락으로 개혁 입법 추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와 당의 막힌 활로를 찾기 위한 나름의 해법인 셈이다.

박 의원은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해찬 대표의 불통 우려에 대해서 “예상과 달리 오히려 이야기를 잘 들어주려고 하고 최고위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라고 독려하는 분위기”라면서 “생각이 다르다면 치열하게 논쟁하면서 할 말을 해야 하고, 그런 각오가 없었으면 처음부터 나서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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