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결승 종료 직전 자유투 허용
연장서 패해 다 잡은 금메달 놓쳐
스태프도 없이 즉석밥-라면 투혼
“최선 다해… 후회는 남지 않아”
28일 KBL 센터를 찾은 3대3 농구 대표팀이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안영준, 김낙현, 양홍석, 박인태. KBL 제공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대3 남자농구(23세 이하)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건 대표팀이 잠시 잃어버렸던 미소를 되찾았다. 눈 앞에서 금메달을 놓쳐 코트에 주저 앉아 눈물을 훔쳤던 일도 먼 훗날까지 기억될 추억으로 남았다.

김낙현(23ㆍ전자랜드), 박인태(23ㆍLG), 안영준(23ㆍSK), 양홍석(21ㆍKT)으로 이뤄진 대표팀은 28일 귀국해 KBL(한국농구연맹) 센터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프로농구 수장 이정대 총재는 “금메달에 버금가는 은메달”이라며 대견스러워했다.

3대3 대표팀은 3개월 전 ‘KBL 윈즈(Winds)’라는 이름으로 첫 발을 뗐다. KBL 홍보팀 이수진 대리의 아이디어로 정한 팀 명이며, ‘승리(Wins)의 바람’이란 중의적인 뜻도 담겼다. 실제 이들은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 나가 당당히 우승했다.

국내에서 일으킨 신선한 바람은 결전지 자카르타에서 태풍이 됐다. 예선을 4전 전승으로 통과하고, 8강과 4강도 거침 없이 뚫었다. 결승에서도 아시아 최강 중국을 만나 경기 막판 17-15로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듯 했지만 종료 4.4초 전 통한의 자유투 2개를 내줘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먼저 2점을 내야 하는 연장 승부에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안영준이 결승전을 마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하지만 그들을 응원하는 목소리는 컸다. 5대5 농구 대표팀에 지원이 집중된 탓에 지원스태프 한 명 없이 정한신 감독과 선수 네 명만 현지에 도착했고, 현지 음식을 먹다가 집단 복통 증세를 보여 즉석 밥과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한 사연도 알려졌다. 열악한 환경에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눈부신 투혼으로 누구도 예상 못한 값진 성과를 이룬 것에 대한 응원이었다.

안영준은 “현지에서 응원 열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마지막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박인태는 “네 명 모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했고, 양홍석은 “목표했던 금메달은 못 이뤘지만 후회는 남지 않는다”고 밝혔다.

종료 4.4초 전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파울로 자유투를 내준 김낙현은 동료들의 위로 속에 한결 안정을 찾았다. 그는 파울 당시 블록슛을 하던 것처럼 팔을 위로 뻗으며 “군대 가자”고 ‘셀프디스’(자기 비판)를 하기도 했다. 안영준은 “숙소로 가는 내내 4명이서 ‘도레미파’처럼 연이어 한숨만 쉬었다”며 “한국에 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아, 금메달’이라고 탄식을 내뱉었다”고 웃었다. 양홍석도 “처음엔 힘이 빠졌는데 아쉬움을 달래려고 괜히 장난도 치고 그랬다”며 “그래도 아쉬움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고 거들었다. 이에 김낙현은 “평생 안줏감이 될 것 같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3대3 대표팀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KBL 제공

이들에게 3대3 농구는 이번 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다. 2020 도쿄올림픽은 나이 제한이 없지만 국내 리그 랭킹 포인트가 있어야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프로 팀에 몸 담고 있는 선수들이 도전하기는 어렵다. 또 4년 뒤 아시안게임 때는 20대 중반이다.

‘나중에 상무에서 다 같이 만나는 거 아니냐’는 말에 이들은 “이렇게 된 거 네 명이 같이 입대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입을 모았고, 눈치를 보던 김낙현은 “내가 먼저 가서 길을 터 놓겠다”며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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