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시장이 직접 답변” 요구에
포항시 “규칙상 관계공무원이” 대립
포항시의회 본회의 모습. 포항시의회 제공

경북 포항시의회가 6ㆍ13지방선거 이후 개정한 ‘시장보호용’ 의회규칙이 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입성한 8대 의회가 시작하면서 말썽이다. 포항시가 시장을 대상으로 한 시정질문에 대해 회의규칙을 내세워 시장 대신 관계공무원이 답하겠다고 하자 시의회가 답변청취를 보이콧하는 등 마찰을 빚고 있다.

29일 박희정(민) 의원과 무소속 복덕규 김성조 의원은 이강덕 포항시장 등을 상대로 시정질문에 나섰으나 질문만 하고 답변 듣기를 거부했다. 박 의원은 “’답변자를 정하는 것은 의회 고유권한인데 포항시가 사전협의 없이 임의로 답변자를 지정해 통보해왔다”며 “수 차례 시정요구에 불응하고 있어 포항시의 답변을 듣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의회가 사안에 따라 시장 대신 관계공무원이 답할 수 있도록 회의규칙을 바꾸지 않았느냐”며 “국장을 답변자로 지정한 질문에 오히려 포항시장이 답하겠다고 올렸는데도 문제 삼는 등 포항시의회의 입장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강덕 시장도 “정책적인 질문은 큰 틀에서는 직접 대답하고 세세한 내용은 담당 국장이 더 잘 알아 답하도록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포항시의회 회의규칙 제73조의2(시정에 관한 질문) 제1항 때문이다. 원래 ‘회기 중 시장 또는 관계공무원에게 질문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정책적인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은 시장이 하고 그 외 사항은 관계공무원이 한다’고 개정됐다. 6ㆍ13선거 결과 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대거 입성하게 되자 시장 보호를 위해 개정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공교롭게도 해당 조항은 6ㆍ13선거가 끝난 뒤 8대 의회가 개원하기 전인 6월말에 개정됐다.

포항시가 의원들의 항의에도 규칙을 내세워 버티자 급기야 자유한국당 소속인 의장까지 나섰다.서재원 의장은 “정책적인 질문에 시장이 답변하도록 돼 있지만 의원들의 질문이 정책적인지 개념이 모호하면 양해부터 구해야 하는데도 답변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시민들이 바라는 협치와 조정을 외면한 결과로 포항시에 이에 대한 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8대 포항시의회는 전체 32석 중 자유한국당 19명, 민주당 10명, 무소속 3명이다. 7대 때 문제의 회의규칙 개정 때는 자유한국당이 24명, 민주당 2명, 무소속 6명이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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