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경제정책(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가운데 최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성장률 저하, 분배 악화 등의 원인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지목하고, 아예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를 요구하는 야당도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당면한 더 큰 문제는 나쁘지 않은 성장률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 성장의 온기가 어려운 계층까지 미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지표들을 보면, 성장률 및 수출 등이 결코 이전 정부나 주요 국가들에 비해 나쁘지 않지만, 서민 가계는 여전히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고용에 있어서도 고용보험 피보험자 통계를 보면 지난 7월에도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4만 명이 증가해 4개월 연속 30만 명대의 증가 폭을 유지하는 등 괜찮은 일자리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임시ㆍ일용직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또한 최근에 발표된 소득통계에 의하면 평균가계소득과 임금소득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 1ㆍ2분위 소득이 감소하는 양극화 현상이 확대됐다. 이러한 사실들을 보면 소득주도성장은 폐기해야 할 정책이 아니라, 오히려 불균형의 완화를 위해 꾸준히 추진해야 할 정책인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대두된 배경에는 양극화에 대한 깊은 반성이 있다. 신자유주의 기조 하에서 기업, 자본, 이윤 중심의 경제 운영을 지속한 결과 빈부 격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더 확대됐기 때문이다. 급기야 양극화는 만성적 수요 부족, 노동력의 질 저하, 혁신의지 약화의 경로를 통해 국민경제의 성장동력마저 잠식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 이에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 국제노동기구(ILO) 등이 대안적 성장론으로서 ‘포용적 성장’이나 ‘임금주도성장’을 주장했으며 프랑스의 피케티, 미국의 스티글리츠와 같은 학자들은 학계의 담론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도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줌으로써 수요 기반을 확충하고 이것이 기업의 매출과 투자로 이어지게 해 국민경제 전체를 균형 있게 성장시키려는 정책이다.

최근 비판을 받고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최저임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 가지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이 있다. 우선 소득 자체를 늘려주는 정책이다.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주는 방법이고, 또 최근 발표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소득 확대도 이 영역의 정책이다. 두 번째는 가계의 지출비용을 줄여주는 정책이다. 근로자와 소상공인들의 의료비를 줄여주는 ‘문재인 케어’나 치매국가책임제, 가구의 주거비를 줄여주는 신혼부부 및 청년 임대주택사업, 온종일 돌봄 정책, 일반 가계의 교육비와 통신비 절감 정책 등이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사회안전망 강화 정책이다. 실업에 직면하거나 은퇴를 해서 소득을 얻을 방법이 없는 경우에도 국가가 국민들의 생계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가계소득과 연관성은 낮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한 축에 해당하며, 향후 꾸준히 추진해야 할 정책이다.

사실 소득주도성장은 엄밀히 말하면 이전 정부에서도 추진됐던 정책이다. 농가소득을 증대시킴으로써 취약부문의 소득분배를 개선하거나 자동차 특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정책들도 광의로 보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하나였다. 박근혜 정부에서 양극화 완화를 위해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추진한 3종의 가계소득 증대세제(근로소득 증대, 배당소득 증대, 기업소득 환류) 역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제대로 정책화해 추진된 지 1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의 경험을 거울삼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공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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