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간다ㆍ르완다 등 접한 북부 키부
지난 1일 발병 후 전파 속도 빨라
# 반군 활동 탓 의료진 접근 힘들어
환자 112명 중 75명은 이미 숨져
케냐까지 번지면 전 지구적 위기
민주콩고 보건 당국 관계자가 에볼라가 창궐한 북부 키부의 한 마을에서 에볼라 환자와 접촉한 여성에게 에볼라 백신을 투여하고 있다. 키부=로이터 연합뉴스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가 지구촌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제기됐다. 국제구호기관의 손길이 닿지 않지만, 중부 아프리카 전역으로 바이러스를 전파시킬 수도 있는 민감한 지역에서 이달 들어 에볼라가 창궐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반군 활동 지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지난 1일 발병 사례가 확인된 이후 현재 총 112명 환자가 확인됐다. 이 중 75명은 사망했다. 2014~2016년 서아프리카 대유행 당시 피해(1만1,300명 사망)와 비교하면 큰 위협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초기 확산속도가 빠른데다가 발생지가 ‘북부 키부(North Kivu)’와 이투리(Ituri) 지역이라는 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북부 키부는 반군 활동지역으로 국제보건기구(WHO)가 파견한 의료진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아프리카 다른 지역에서 에볼라 확산 저지에 효과를 낸 실험용 백신이나 증상 완화제 투입도 이 지역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피터 살라마 WHO 긴급대응팀 국장은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에서 20㎞가량 떨어진 곳에서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있었고, 최소 4~5명이 살해 당했다”고 전했다. WHO팀은 북부 키부와 인근 오이차 지역을 갈 때는 유엔 평화유지군의 호위를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속 대응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응급팀 팀장인 겐돌라 세루도 “모든 감염 환자에게 접근하고 싶지만 불안한 보안 상황이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지역이 교통의 요충지라는 점도 문제다. WSJ에 따르면 우간다, 르완다, 남수단 등과 연결된 북부 국경지역을 통해 매일 수천 명이 오가고 있다. 이 지역에 파견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로버트 레드필드 박사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와 우간다에서 창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경을 넘어온 에볼라가 우간다 동쪽의 케냐까지 위협할 경우 2014~2016년처럼 글로벌 확산을 우려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케냐는 아프리카의 항공 허브여서 이곳으로 에볼라가 유입될 경우 지구촌 전역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한편 우간다 정부의 국경통제 강화조치로 외부 확산을 막더라도 민주콩고 반군 활동 지역에서의 희생자 속출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곳의 110만명 주민 대부분이 에볼라 방역을 위한 기본적인 의료 상식조차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희생자의 분비물을 통해 전파되는 에볼라 바이러스를 통제하려면 유족ㆍ친구가 시신을 만지는 장례의식 대신 시신을 곧바로 화장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주민 반발이 극심하다. 구호단체인 국제구조위원회의 하산 쿨리발리는 “주민 상당수가 사랑하는 이의 시신을 땅속에 묻지 못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다”며 “주민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해당 교육을 거부하는 등 환경은 매우 적대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이 이렇자 궁여지책까지 나왔다. 에볼라 완치 환자를 교육시켜 마을로 돌려보낸 뒤 감염병 예방 전도사로 활용하는 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에볼라 환자였다는 낙인을 찍는 방식이어서 적절한 방법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경없는의사회의 카린 허스터는 “창의적인 접근 방식을 찾지 못한다면 결코 이 상황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그래픽=송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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