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예산안] 논란의 특수활동비

/그림 1게티이미지뱅크

사용 내역에 대한 증빙이 없어 ‘눈먼 돈’ 비판을 받아온 특수활동비(특활비)가 기관별로 소폭 삭감되거나 폐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이 각 부처에 섞어 놓은 특활비 규모는 비공개여서 특활비 용처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9년 예산안 중 특활비는 올해 대비 9.2%(292억원) 감소한 2,876억원이 편성됐다. 특활비는 정보 및 사건 수사 또는 이에 준하는 국정 수행 활동에 소요되는 경비를 일컫는다. 증빙이 필요 없고 감시와 통제를 받지 않아 ‘은닉예산’으로 불린다.

국민 세금인 특활비를 제 주머니 돈처럼 사용해 논란을 야기한 기관들은 감액이 불가피하게 됐다. 우선 자녀 유학비, 생활비 등에 쌈짓돈처럼 활용된 국회 특활비가 63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감액됐다.

지난해 4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서 사용돼 논란이 된 법무부 특활비도 15%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법무부가 배정받은 특활비는 약 280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대법원, 공정거래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방위사업청,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등 5개 기관의 특수활동비는 폐지된다. 이 기관들의 올해 특활비는 7억7,200만원이었다. 이에 따라 특활비를 받는 기관도 14곳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특활비가 부처마다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세부 내역 등은 비공개다. 여론에 밀린 국회만이 그 규모가 공개된 정도다. 이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국정원의 특활비가 각 부처의 특활비 및 일반 예산에도 섞여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년 국정원 특활비를 포함한 전체 특활비 규모는 알 수 없다. 지난해까지 국정원의 모든 예산은 특활비 비목(費目)으로 편성됐고 비공개였다. 하지만 국정원 특활비를 청와대에 상납했단 사실이 드러나면서 올해부터는 기존 비목 대신 '안보비' 비목으로 예산을 확보하고 있다. 국회에 따르면 올해 국정원 안보비는 4,630억5,000만원이지만, 내년 안보비는 비공개다. 14개 기관 특활비가 예산안대로 확정되고, 국정원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안보비를 확보한다고 가정하면 내년 특활비 규모는 약 7,5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역시 최소 추정치다. 1조2,000억원 규모인 일반예비비에서 편성되는 ‘국가안전보장활동 경비’도 국정원 몫의 특활비다. 올해 5,880여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여기에 부처에 흩어놓은 특활비 외 다른 예산 항목에서 국정원이 가져다 쓸 수 있는 자금 규모는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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