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승객 태우고 영업
실용화 위해선 법령 정비 필요
자율주행 택시가 27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유튜브 캡처.

일본 도쿄에서 자율주행 기능 택시가 실제로 손님을 태우고 운행하는 실험이 시작됐다. 고령화에 따른 택시기사 부족 현상을 해결하려는 측면이 크지만 본격 상용화는 안전 사고 등에 대한 법령 정비가 이뤄진 뒤에나 가능하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8일 보도했다.

일본의 대형 택시회사인 히노마루(日の丸)교통과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벤처기업인 ZMP는 27일부터 내달 8일까지 도쿄 도심 한복판인 오테마치(大手町)에서 롯폰기(六本木)까지 5.3㎞ 구간에서 하루 4차례 자율주행 택시 시험운행에 들어갔다. 실증실험을 통해 두 회사는 자율주행 택시 운용을 위해 보완해야 할 항목과 대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미국에서 우버 등이 수차례 자율주행 택시 운행 실험을 실시했고, 일본에서도 지난 3월 요코하마(橫浜)에서 실험 운행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일반 도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영업 운전에 나선 건 세계 최초라는 게 히노마루 교통 측 설명이다.

이번 실증실험에는 ZMP의 자율주행 시스템과 센서 등이 탑재된 미니밴 택시가 투입됐다. 미니밴 택시는 센서를 통해 차선과 신호를 인식하고 정지와 발진, 차선 변경과 좌ㆍ우회전 등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다만 실험 기간에는 긴급상황을 대비해 앞 좌석에 운전사들이 동승했다. 이날 응모를 통해 자율주행 택시를 이용한 첫 고객이 된 40대 남성은 “의식하지 않으면 자율주행 차량이라고 알 수 없을 정도였다”고 승차 소감을 밝혔다. 자율주행 택시 예약은 물론 택시 문을 열거나 요금을 지불하는 것도 승객이 스마트폰에 설치한 전용 앱을 통해 이뤄졌다. 요금은 편도 1,500엔(약 1만5,000원) 수준이다.

자율주행 택시가 보급되면 중장기적으로 택시기사 일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택시회시가 실용화를 서두르는 것은 고령화로 인한 기사 부족 현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기준 일본의 택시기사는 28만9,373명으로 5년 전 대비 20% 감소했다. 히노마루 교통 측은 “자율주행 택시를 새벽이나 심야에 가동시키면 기사들의 업무방식 개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으로 늘어날 택시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 도쿄하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완전 자율주행 택시 운행을 상용화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자동주행 차량의 사고 책임 등에 대한 명확한 법령 정비가 이뤄져야 하는데,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자동운전에 관한 제도정비 대강’을 발표했다. 당시 내놓은 대강에 따르면 민사상으로는 차 소유주에게 사고 책임을 지우면서도 실용화 단계 안전 성능이 아직은 불명확하기 때문에 형사적 책임은 향후 검토 과제로 남겨 둔 상태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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