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예산안] 일자리 예산 24조 어디에 쓰나

中企 취업자 3000만원 자산 형성

‘청년내일채움공제’도 2배로 늘려

여성ㆍ노인ㆍ장애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 마련에 2조4000억 투입

복지 8만명ㆍ보조교사 1만여명 등

사회서비스 분야 9만4000명 채용

총지출 증가분 41조 ‘일자리 올인’

“투자 가성비 떨어져 효과는 의문”

2019년 정부 예산안의 핵심은 일자리 확대다. 지난해 월평균 31만명이던 취업자 수 증가폭이 지난달 5,000명으로 추락한 것은 ‘일자리 정부’를 표방하며 ‘소득주도성장’을 기치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겐 참담한 성적표였다. 이에 정부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동원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유지하는 데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일자리 예산을 올해 19조2,000억원에서 내년 23조5,000억원으로 크게 늘린 배경이다. 역대 최고 증가율(22%)이다.

정부의 내년 일자리 재정은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 ▦재정지원 일자리 확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직업훈련 강화 등을 중심으로 투입된다. 청년, 여성, 50ㆍ60대 신중년, 노인, 장애인 등 사실상 모든 연령층과 취약 계층을 망라한다.

우선 올해 청년 일자리 대책으로 추진한 중소ㆍ중견기업 청년채용 인센티브와 청년자산형성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중소기업이 34세 이하 청년을 신규 정규직으로 채용할 경우 1인당 최대 900만원을 지원하는 ‘청년추가고용장려금’이 올해 9만명에서 내년 18만8,000명으로 늘어난다. 관련 예산도 올해 3,407억원(추경 포함)에서 내년 7,135억원으로 증가한다. 중소기업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취업자가 3년간 600만원(매월 16만5,000원)을 적립하면 정부와 기업이 추가 적립해 만기 시 3,000만원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청년내일채움공제’도 올해 11만명에서 내년 23만명으로 2배 이상 확대된다. 4,258억원이던 예산은 내년엔 1조374억원으로 껑충 뛴다. ‘재직자 내일채움공제’도 9만명으로 확대, 897억원이던 예산을 2,207억원까지 늘려 편성했다. 중소기업에 취직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주거비 저리 융자 지원도 올해(247억원) 대비 3배 이상 확대한 831억원으로 늘렸다. 산단 중소기업 취업자 1인당 월 5만원을 지원하는 교통비도 15만4,000명에게 2배 가량 증액된 944억원을 지급한다. 이밖에 50ㆍ60대 신중년 재취업ㆍ취업교육 지원에 1,970억원, 사회적경제기업 창업과 인프라 구축, 금융지원 등에 4,800여억원이 편성됐다.

여성ㆍ노인ㆍ장애인 등 취업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는 올해 대비 7,000억원이 늘어난 2조4,400여억원이 투입된다. 돌봄서비스 등 여성친화적 일자리는 올해(12만명)보다 1만6,000명이 늘어나고 경력단절 여성 취업지원을 위한 ‘새일센터’는 5곳이 추가 확충된다. 노인일자리는 돌봄교실 지원 등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2만개를 포함해 10만개가 신설되고, 장애인 직접 일자리도 3,000개가 늘어난다.

공공부문에서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에서 9만4,000명이 채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수요가 많고 시급한 보건ㆍ복지 일자리 8만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보조교사 1만5,000명, 아이돌보미 7,000명, 사회서비스형 노인일자리 2만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6,000명, 치매안심형요양시설 2,000명 등이 우선 채용된다. 안전ㆍ문화 등과 관련된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1만3,000여개가 창출된다. 아울러 교원, 경찰, 생활안전 분야에서 국가직 공무원 2만1,000명, 지방직 공무원 1만5,000명도 충원한다. 이밖에 선취업ㆍ후진학 활성화에 6,900여억원 등 직업훈련 내실화에 2조원, 실업급여 보장성 강화 등 고용안정망 확충 등에도 8조1,400여억원이 편성됐다.

꼭 일자리 예산으로 명명되진 않았어도 내년 예산엔 일자리와 관련한 부분도 많다. 혁신성장, 체육센터ㆍ도서관 설립 등 지역밀착형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결국 일자리 창출과 연관된다. 올해 대비 9.7% 인상된 내년 총지출 증가분 41조7,000억원 중 거의 대부분이 일자리와 관련된 예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란 평가도 나온다. 사실상 일자리에 ‘올인’한 예산인 셈이다.

그럼에도 대폭 증액된 일자리 예산의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고용 둔화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인구구조 변화, 더딘 혁신성장과 산업구조 개편 등의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단기간 내 해법을 찾기 힘든 상황이란 점과 정부가 불가피하게 ‘최종 고용자’ 역할을 떠 맡게 됐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식의 일자리 늘리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게 문제다.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가 아닌 소비성 투자가 많다는 얘기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정부가 일자리 예산이라고 밝힌 것 가운데 일자리 창출 예산은 사회복지서비스와 공무원 증원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고용장려금 지급, 청년내일채움공제 등 일자리 유지 예산이 대부분”이라며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김재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도 “일자리 예산이 고용을 창출하고 소득을 늘려 소비를 촉진시키는 선순환까지 가야 하는데 그냥 흩어져버리는 돈이 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근로시간의 경직적 단축 등 일자리 창출을 막는 규제는 그대로 두고 재정만 더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려고 하니 고용이 일으켜지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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