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산분리 대상 등 두고 與野 이견
민병두(오른쪽부터) 국회 정무위원장, 유의동 바른미래당 간사,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7일 오전 국회 정무위에서 회의진행을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고 여야가 화답하며 급물살을 타는 듯 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국회 문턱 앞에서 제동이 걸렸다. 27일에도 여야가 대기업 문호 개방 등을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8월 임시국회 회기 내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후 제2차 법안심사1소위를 열고 인터넷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의결권 있는 은행자본 지분 보유 한도를 높여주는 특례법 제정안을 심사했다. 그러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 대기업)을 은산분리 규제 완화 대상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두고 여야가 설전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개인총수가 있는 재벌 기업은 배제하되,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비중이 50%를 넘는 기업만 예외로 허용하자는 입장이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회의 중간 기자들과 만나 “국민으로부터 재벌에 은행을 열어준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데 전면 개방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대기업 차별이라며 모든 기업에 지분 보유 권한을 열어줘야 한다고 팽팽히 맞섰다. 야당 측은 그러면서 ‘경제력 집중 완화, ICT 기반 수준, 범죄경력 여부, 사회적 신용’ 등의 구체적 허가 요건을 법안에 명시하는 안을 내놨다. 금융위원회가 이 기준에 맞춰 대주주 적격심사를 진행토록 하면 사금고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차례 회의가 모두 합의 없이 끝나면서 인터넷은행 특례법의 30일 본회의 처리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무소속 정태옥 의원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제시한 두 안을 원내지도부에 보고하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합의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30일 본회의에서는 기업구조조정 촉진법만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지분 보유 완화 대상기업 외에 산업자본의 지분 보유 한도(현행 4%)를 얼마까지 늘려줄지도 주요 쟁점이다. 애초 민주당은 25%나 34%, 야당은 50%를 주장했지만 여야 원내대표단이 합의한 34% 선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지분 보유 한도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은행 특례법과 함께 안건으로 상정됐던 금융혁신지원특별법도 다뤄지지 못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