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너의 결혼식’으로 재발견 호평 쏟아져

“상대역 박보영씨가 편하게 해 줘
어려운 감정 표현할 때 많이 의지
장르 가리지 않는 배우가 돼야죠”
김영광은 “영화 ‘너의 결혼식’에서 받은 칭찬과 격려가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선선한 바람이 가슴 한편을 스친다. 바야흐로 로맨스의 계절이다. 조금 빨리 계절이 무르익은 극장가에선 영화 ‘너의 결혼식’이 어느새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22일 개봉한 이후 6일째 박스오피스 1위다. 오랫동안 실종됐던 국산 로맨스의 깜짝 흥행이라 더 반갑다. 복병 역할을 제대로 해 낸 배우 김영광(31)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재발견’이라는 호평도 들린다.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주한 김영광은 “1년 치 칭찬을 한꺼번에 받은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너의 결혼식’은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 사회초년생 시절까지 13년간 이어진 두 남녀의 첫사랑 이야기다. 김영광이 연기하는 우연은 열아홉 살 때 첫눈에 반한 승희(박보영)를 만나기 위해 코피 흘리며 공부해 승희가 다니는 대학에까지 진학하는 순정파다. 우연은 둘도 없는 친구로 승희 곁을 맴돌지만 고백할 타이밍은 좀처럼 찾아오지 않고, 두 사람은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함께 성장한다.

어딘가 허술하지만 사랑 앞에선 저돌적인 우연 캐릭터에 김영광이 자연스럽게 포개진다. 능청 연기인지 실제 모습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우연이도 저와 똑같이 1987년생이에요. ‘내가 우연이다’라고 되뇌며 연기했어요. 영화를 본 친구들은 제 성격, 말투, 행동과 똑같다고 하더라고요. 평소 저는 흐느적거리고, 천진난만하고, 장난기도 많아요. 우연이처럼요. 모델 출신이라서 도시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로 보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진짜 오해예요(웃음).”

김영광은 “촬영하는 동안 아주 편했다”고 했다. 또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면 되기에 자연스러움이 묻어 나더라”고 했다. 그가 ‘너의 결혼식’을 떠올릴 때마다 “즐겁고 행복해지는” 이유다.

13년간 친구와 연인 사이를 오간 승희와 우연의 관계는 해피엔딩일까 새드엔딩일까.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상대역 박보영과는 영화 ‘피끓는 청춘’(2014) 이후 오랜만에 만났다. 박보영은 김영광이 이 영화를 선택한 또 다른 이유다. “박보영씨는 연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상대 배우를 정말 편하게 해 줘요. 어려운 감정 표현은 보영씨에게 많이 기댔어요. 마치 어제 만난 친구처럼 호흡이 정말 잘 맞았죠. ‘케미 요정’(상대와 호흡을 매우 잘 맞추는 배우)이란 말을 실감했다니까요.”

영화는 청춘의 쓰디쓴 현실도 피해 가지 않는다. 취업 고민, 결혼 고민, 사회초년생의 좌충우돌 등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삶의 순간들이 차곡차곡 담긴다. 잘나가던 모델이었지만 2008년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연기를 시작해 어느새 배우 생활 10년을 맞기까지, 김영광이 남모르게 겪었던 성장통과도 다르지 않다. “그동안 연기 못한다고 촬영장에서 엄청 혼났어요. 물론 아직 많이 혼나요(웃음). 자책도 많이 하고요.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고 그 상처를 꿰매 가면서 여기까지 왔어요.”

영화 관계자들은 김영광을 두고 실력과 재능에 비해 덜 주목받은 ‘저평가 우량주’라 말한다.

필모그래피가 한 땀 한 땀 박음질하듯 성실하다. ‘굿 닥터’(2013)와 ‘아홉수 소년’ ‘피노키오’(2014), ‘디데이’(2015),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2016), ‘파수꾼’(2017) 등 드라마 출연작이 18편에 이르고, 영화는 ‘차형사’(2012)까지 3편에 출연했다. 어릴 때 꿈이 만화방 사장이었을 만큼 만화책을 좋아하는 김영광은 “시나리오를 읽고 만화처럼 곧바로 이미지가 상상되면 그 작품을 좋아하게 되고 출연하고 싶어진다”고 했다. 다음 달에는 마동석과 함께한 새 영화 ‘원더풀 고스트’를 개봉하고, 김해숙 김희선과 호흡을 맞춰 새 드라마 ‘나인룸’을 촬영한다. “저만 잘하면 돼요. 열심히 해야 합니다.” 내내 싱글벙글 웃던 김영광이 진지해졌다. “배우는 자기 안에 있는 감성을 꺼내 연기를 하죠. 제게 부족한 감성을 연기할 때 저 스스로 조금은 불편했던 것 같아요. 어떤 장르에서든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글ㆍ사진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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