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 앨범 ‘웨어’ 발매…“아는 사람 찾는 맛집 같은 가수가 꿈”

가수 조형우는 새 앨범 ‘웨어’의 뮤직비디오를 하나도 찍지 않았다. “음악에만 집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등병은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아버지가 보낸 편지였다. 2008년 충북 청주에서 공군으로 군 생활을 할 때였다. 편지에는 영국 록밴드 비틀스의 히트곡 ‘렛 잇 비’의 노랫말이 적혀 있었다. 짧은 머리를 한 홍안의 청년은 편지를 읽다 결국 눈시울을 적셨다. 곤경에 빠졌을 때 순리에 맡기라는 노래로 아들을 보듬으려는 아버지의 배려가 힘들었던 군 생활에 큰 위로가 돼서다. 성장통에 버팀목이 된 ‘렛 잇 비’를 사내는 제대 후인 2011년 MBC 오디션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불러 감동을 줬다. 풋풋한 목소리가 인상적이던, ‘위대한 탄생’ 출신 가수 조형우다.

조형우가 28일 새 앨범 ‘웨어(WHERE)’를 낸다. 2014년 10월 ‘힘’ 발매 이후 4년 만의 정규 앨범 발표다. 7곡이 실린 신작은 전작보다 소탈해졌고 아날로그적이다. 조형우는 타이틀곡 ‘후회’에서 한 대의 피아노 연주로 이별의 슬픔을 먹먹하게 우려낸다. ‘힘’의 타이틀곡 ‘아는 남자’ 등 전작에서 주로 썼던 현악과 전자음악을 모두 들어냈지만, 새 앨범에서 서정은 되레 깊어졌다. 다양한 소리의 빈자리를 ‘살’이 붙은 노랫말과 목소리가 채운 덕분이다.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조형우는 자기 방(‘청소’)과 옛집(‘안녕 노란 벽돌의 길’)에서 보편적 삶을 들춰 곡의 몰입을 돕는다. 조형우는 “장소마다 사연이 깃들기 마련”이라며 “새 앨범의 화두를 장소로 잡아 다양한 공간의 노래로 저마다의 여행을 떠나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며 백수의 일상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꿈꾸는 잉여’는 새 앨범의 별책 부록. 조형우가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을 때 네티즌과 소통해 가사를 지은 사연 있는 곡이다. 올해로 데뷔 6년째에 접어든 조형우는 “아는 사람은 찾아가는 맛집 같은 가수”를 꿈꿨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를 찾은 조형우는 인터뷰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인테리어가 세련돼 놀랐다”며 웃었다. 대학에서 실내건축을 배운 가수가 불현듯 내보인 ‘전공 본능’이었다. ‘교회 오빠’ 같은 첫인상과 달리 조형우는 자유분방했다. 영국에서 고등학교 다닐 때 록밴드도 했고, 학교에서 고음으로 유명한 스틸하트의 ‘쉬즈곤’을 불러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기도 했단다. 그는 부업으로 번역도 한다.

“(소속사인 미스틱엔터테인먼트의) 윤종신 프로듀서님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란 고민에 갇혀 살지 마라’고 하신 적이 있어요. ‘하고 싶은 걸 하면 그게 쌓여 내가 된다’라고요.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고요.”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예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