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저임금 영향받는 임시직 감소 얘기 안 해” 반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 경제정책 기조를 설명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부담되는 쪽은 소상공인 자영업자인데, 지금 줄고 있는 것은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다. 월급을 줘야 하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늘고 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고용ㆍ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강조한 26일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이 줄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날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영상축사를 통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며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증가,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실제로 비임금 근로자 가운데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불과했던 지난달에도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는 16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9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최저임금이 올라 자영업자들에게 인건비가 부담이 됐다면 고용원이 있던 자영업자가 폐업하거나 고용원을 해고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가 돼야 하는데,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이는 일부 소매업과 음식ㆍ숙박업을 제외하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볼 수 없다는 청와대 논리를 뒷받침하는 수치다.

그러나 이 숫자를 반드시 이렇게 해석하긴 힘들다는 반론도 적잖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임금 근로자 가운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처음 자영업을 시작하게 될 때 적은 수나마 고용원을 두고 가게 문을 열면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증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늘었다는 것은 불경기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는 “통계적으로 경기가 나쁠 때 자영업자들이 늘어난다”며 “이 중에는 실직자도 있고, 고용 여력이 있는 퇴직자나 의사, 변호사, 중개업자 등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경기가 나빠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할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들거나 전문직이 개업하는 상황을 최저임금 영향이 없다는 근거로 확대 해석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신 교수는 “최저 임금 여파를 받는 임시직과 일용직이 지난달 각각 10만8,000명, 12만4,000명씩 줄어든 얘기는 왜 안 하느냐”고 반문했다.

장 실장이 “고용률과 취업자수가 증가추세”라고 밝힌 점과 문 대통령이 “상용 근로자가 증가했다”고 언급한 점에 대해서도 반론이 나온다. 7월 고용율은 61.3%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더구나 하락폭은 최근 3년 사이 가장 크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면 고용률은 더 높아져야 하는데 되레 낮아졌다는 것은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일자리가 늘지 않았다는 의미다. 지난달 상용 근로자 수가 전년 대비 27만2,000명 증가한 것은 맞지만 이명박ㆍ박근혜 정부에서도 상용 근로자 수는 이에 못지 않게 증가했다.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문제는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기치로 삼고 예산을 쏟아 붓는 동시에 최저임금 과속 인상, 근로시간 단축, 주력산업 구조조정 지연 등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정책을 시행했다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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