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당시 법원행정처장 등

靑 관심재판 빼돌려 보고 정황

법원 “영장 불필요” 감싸기만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관심 재판의 주요 내용을 양승태 대법원이 조직적으로 빼돌려 보고한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다. 하지만 법원은 “문건 작성자가 관련 사실을 인정할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는 등 제 식구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

2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신봉수)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최근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던 유모(52) 전 고등법원 부장판사(현 변호사)가 재판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 보고서 작성 및 유출은 청와대 요청에 따라 조직적으로 이뤄졌으며,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던 고영한 전 대법관도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보고서를 확보한 검찰은 고 전 대법관 등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고 전 대법관이 직접 문건을 작성하거나 보관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재판연구관실 압수수색은,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에 대한 침해가 우려된다” 등의 이유를 대며 영장을 모두 기각했다. 특히 법원은 "재판연구관이 해당 보고서를 작성해 보낸 사실을 다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들기도 했다. 수사 대상자의 진술까지 예단해 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검찰은 강제수사에 앞서 임의수사를 먼저 하라고 요구하는 등 법원이 사실상 ‘수사지휘’를 하고 있다며 즉각 반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영장법관은 청구된 영장이 요건에 맞는지를 심사할 책무가 있을 뿐, 수사기관에게 구체적인 수사 방식과 수사 범위, 종국 판단에 대한 예단 등에 대한 수사지휘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재판과정 개입 단서가 다수 나온 상황에서 ‘그 수사를 하면 재판의 본질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영장 기각을 반복하는 건, ‘재판개입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달라’는 노골적인 요구와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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