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위를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변호사시험을 본 경우, 응시기회를 사용한 것이므로 5년 이후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 함상훈)는 이모씨가 법무부장관 상대로 “변호사시험 응시기간 만료 통지처분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각하했다고 26일 밝혔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경우 본안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판결이다.

2009년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이씨는 졸업시험에 일부 불출석해 2011년 12월 이뤄진 졸업 심사에서 탈락, 석사 학위를 취득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씨는 다음해 1월 시행된 1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했다.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려면 석사 학위가 있거나 시험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학위를 딸 예정이어야 하는데, 이씨는 학교가 졸업심사 전 법무부에 보낸 졸업 예정자 명단에 포함돼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

이씨는 2014년 석사 학위를 딴 뒤 2017년 예정된 6회 변호사시험에 응시하려고 2016년 11월 응시원서를 제출했지만, 법무부로부터 응시기간이 만료돼 시험을 볼 수 없다는 통보 전화를 받았다. 변호사시험법은 석사 학위를 딴 뒤 5년 이내 5회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학위 취득 예정자가 시험을 본 경우에도 응시기회를 사용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씨는 “1회 시험 때 응시자격이 없었으니 여전히 응시기회가 남아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졸업 심사에 탈락해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없음이 명백한데도 스스로 판단해 시험에 응시했다”며 “5회의 응시기회 중 1회를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1회 시험에 응시한 지 5년이 지나 6회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없다는 해석이다. 재판부는 “법무부의 통보는 응시자격 유무에 대한 견해를 표명한 것에 불과해 행정소송 대상인 행정처분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각하 이유를 밝혔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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