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이용 상품ㆍ직원 배치
스키ㆍ등산업체 매출 10% 늘어
“개인정보 보호 필요” 목소리도
일본에서 소매,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카메라가 촬영한 매장 방문객의 얼굴과 동선 등을 AI를 통해 분석해 주는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아베자 홈페이지 캡처

일본 소매업계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고객 특성을 분석하고 이를 매출 신장으로 연결시키고 있다. 매장 내에 방범카메라 이외의 별도 카메라를 설치, 방문객의 얼굴을 찍은 화상정보를 통해 나이, 성별, 동선 등을 분석한 뒤 이를 상품과 직원 배치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일본에 32개 매장을 갖고 있는 스키ㆍ등산용품 업체인 ICI이시이스포츠는 지난해 5~12월 도쿄도(東京都) 내 2개 매장에서 방문객들의 얼굴 화상을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이 중 한 곳에선 40~50대 소비자들의 방문이 많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20~30대도 못지않은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젊은이들에게 인기 있는 미국 브랜드의 여성용품 매장을 확대했다. 대신 앞에 배치됐던 등산용품 매장을 안쪽으로 옮겼다. 등산용품은 충동구매보다 사전에 목적을 갖고 구입하는 고객이 많기 때문이다. 충동적인 젊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공간 마련을 위해 등산용품 매장이 후선으로 밀려난 것이다. 그 결과 매장 방문객이 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년(2016년) 대비 매출이 약 10% 개선됐다. 매장 직원들의 경험이나 직감으로 상품을 배치해 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AI가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개장한 도쿄 우에노(上野)의 파르코야는 70개 매장 중 약 90%에 달하는 60개 매장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들 카메라도 방문객의 연령과 동선, 머문 시간, 구매 행태 등을 파악하는 데 투입됐다. 방문객이 가장 많은 시간대에 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점원 배치도 최대화할 수 있게 됐다. 또 방문객과 물건을 구입한 고객 관련 데이터를 축적, 매상률(매장 방문객 대비 물건을 구입한 고객 비율)이 높은 날에 어떤 물건이 팔렸고 매장 직원의 서비스는 어떠했는지를 분석했다. 예전에는 쇼핑센터 입구에서 단순히 방문객 수를 세었다면 지금은 매장 방문부터 물건 구입까지의 과정을 분석해 서비스 개선과 매출 신장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벤처기업 아베자는 AI를 활용해 매장 방문객의 정보를 분석하는 시스템을 개발, 2015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 7월 현재 ICI이시이스포츠, 파르코야, 미츠코시 이세탄(三越伊勢丹) 등을 포함해 약 100개사, 520여 매장에 설치되어 있다.

한편 AI가 카메라 영상을 해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흐름과 관련,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26일 전했다. 경제산업성의 카메라 영상 활용 가이드북은 보안 목적이 아닌 영상 촬영과 관련해 “필요한 데이터를 추출한 직후 파기해야 한다”고 영상 활용을 용인하고 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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